MC:
중국 기업들이 북한의 인력을 고용하기 위해 잇단 제안을 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중국 기업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숙련공 부족과 임금상승 등으로 기업경영에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방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여러 차례 북한당국에 노동자 고용에 관한 협조요청을 했지만 북한은 반응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으로서는 인력수출을 통해 외화벌이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도 이에 대해 가타부타 회신을 하지 않고 있어 중국 기업들을 곤란하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고위관료를 잘 안다는 중국의 대북 사업가 주 모 씨는 “작년 가을 북한당국자로부터 인력이 필요한 기업들에게 북한의 인력고용을 주선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몇몇 중국 기업들과 연결시켜 주었는데 몇 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혀 진척이 없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 인력을 고용하려는 중국기업들 중에서도 해외에 진출한 큰 건설 회사들이 가장 적극적이라고 설명한 주 씨는 “중동지역에서 대규모 건설공사를 진행하는 중국 굴지의 한 건설회사는 기능공과 막 노동자를 포함해서 1천명 이상 고용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었다”고 말했습니다.
주 씨는 또 “고용조건은 협의를 해봐야 알겠지만 중국 노동자의 평균 임금보다 적지만 러시아에 파견된 벌목공보다는 높은 임금을 지급할 의사와 여력이 있는 회사들로 북한 당국이 대규모 인력 수출을 위한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주 씨는 “북한당국자는 아직 상부의 비준이 나지 않아서 그러니 좀 더 기다려 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면서 “값싸고 숙련된 북한 노동자를 기대하고 있던 중국 기업들이 실망감과 함께 자신을 실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형편”이라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 놓았습니다.
이에 대해 과거 북한 인력을 고용해본 경험이 있다는 조선족 기업인 박 모 씨는 “북한 내부 의사 결정에 대한 경직성의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인력 수출을 통한 외화벌이가 절실한 북한이지만 사안마다 당과 내각의 수많은 부서에서 일일이 동의를 해야 하고 이중 어느 한 부서라도 이의를 제기할 경우, 일은 성사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박 씨는 또 “이는 나중에 노동자 탈출 같은 예상치 못한 문제가 불거질 경우 일을 추진한 부서의 실무자는 물론 부서의 수장까지도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서로 몸을 사리는 탓”이라며 중동지역에 건설노동자를 수출하는 문제는 간단하게 비준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인력 수출을 통해 경제난에 숨통이 트일 것을 잘 알면서도 개혁개방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적극적으로 인력수출을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