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음력 설 명절에도 3일간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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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양력 설(1월1일)에 이어 음력 설 명절에도 3일간의 휴무를 실시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의 ‘인민 사랑’을 부각시키고 민심을 다독거리기 위한 선심 정책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미사일발사에 이어 3차 핵실험을 예고하면서 정세를 긴장시키고 있는 북한이 이번 설 명절에 3일간의 휴무를 실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평양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조선족 사업가 이 모 씨는 최근 평양방문에서 돌아와 “조선에서 이번 설 명절에 설 당일(2월10일)을 포함해 12일까지 3일간의 휴무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금년 1월1일 양력 설에도 이례적으로 3일간의 휴무를 실시한 데 이어 음력 설 명절까지 3일간의 휴무 실시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김정은 제1비서의 ‘인민 사랑’을 부각 시켜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등장한 첫해인 작년엔 양력 설(1월1일)과 음력 설 모두 2일간의 휴무를 실시했지만 금년엔 이보다 하루씩 더 늘려 휴식을 보장하는 셈입니다.

북한에 투자하고 있는 또 다른 대북사업가는 “설 명절이 지나고 곧이어 김정일 위원장 생일인 광명성절(2월16일)이 닥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설 명절 3일간의 휴무는 미처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며 “이로 인해 북한에 투자하여 공장을 운영하는 중국기업인들은 생산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휴무 기간에도 북한측 대방에 공장가동을 요청하면 되지만 그럴 경우 결근자가 많아 일도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임금은 2배로 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 양력 설(1월1일)에 남한 기업들이 운영하는 개성공단에서는 3일간의 휴무 계획을 북한당국이 양력 설에 임박해서 통보하는 바람에 “남한 기업으로부터 임금을 더 받아내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북한당국이 봉건주의와 복고주의를 타파한다며 없앴던 음력 설 명절은 1989년에 민속명절로 다시 부활되었지만 양력 설에 밀려 명절로서의 제 구실을 못해오다 2000년대 중반부터 북한 주민들도 점차 양력 설보다는 음력 설 명절을 더 크게 쇠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