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역마다 ‘방랑자 합숙’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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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꽃제비'로 불리는 노숙자들을 없애기 위해 각 지역마다 '방랑자 합숙'을 개설했습니다. '육아원'과 '요양원'을 완공해 수용할 때까지 임시적으로 운영한다는 건데 수용된 꽃제비들의 탈출이 줄을 잇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꽃제비’를 없애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지난해 가을부터 각 지역 별로 ‘방랑자 합숙’을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와 관련 4일,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주민은 “지난해 가을부터 회령시 동명동에 ‘방랑자 합숙’이 새로 생겨났는데 그곳에 30명 정도의 ‘꽃제비’들이 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방랑자 합숙’은 동명동에 있는 국경경비대 연대 지휘부 근처의 땅집(단층집)으로 남, 여, 미성년자를 구분해 방은 모두 4칸이라고 그는 얘기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 소식통도 “혜산시 ‘방랑자 합숙’은 혜탄동에 있는 ‘노동단련대’ 건물 안에 있는데 웬만한 사람들은 그곳에 ‘방랑자 합숙’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방랑자 합숙’은 혜산시뿐만이 아닌 전국의 모든 시, 군들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로 각 도 소재지들에 ‘육아원’과 ‘요양원’이 건설되게 된다며 그때까지 ‘방랑자 합숙’은 임시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소식통들은 ‘방랑자 합숙’이 운영돼도 ‘꽃제비’들을 완전히 없애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방랑자 합숙’에서 생활하는 ‘꽃제비’들은 일반노동자들과 꼭 같은 하루 450그램의 식량을 공급받고 있다며 “그 정도의 식량만으로는 절대로 배고픔을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복수의 다른 소식통들도 ‘방랑자 합숙’에 있는 ‘꽃제비’들은 새벽 6시에 기상을 해야 하고 취침시간인 저녁 9시까지 농사일과 학습, 생활총화와 같은 각종 어려운 노동생활과 규율생활에 복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감옥이나 다름없는 ‘방랑자 합숙’을 벗어나기 위해 ‘꽃제비’들의 필사적인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며 “사회적인 문제인 ‘꽃제비’들을 없애려면 ‘방랑자 합숙’의 환경과 운영구조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그들은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