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자들에 '항방사능 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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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원자력발전소의 폭발 사고로 방사성 물질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북한에서 만든 ‘항방사선꿀’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핵시설이나 탄광 등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제공하는 특별 영양 물자인‘노동보호물자’ 중 하나로 꿀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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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광고하고 있는 항방사성꿀 (RFA PHOTO)

북한의 제약회사인 ‘석암약제국’이 만든 꿀 강장제 ‘항방사선꿀'에는 꿀벌 모양의 그림과 함께 ‘꿀에 함유돼 있는 항방사능 강장제(ANTI-RADIATION TONIC IN HONEY)’라는 문구가 영어와 한자로 적혀 있습니다.

짙은 갈색병 뒷쪽에는 하루 세 번 20g씩 식전이나 식중에 섭취하라는 사용법과 함께 이 제품이 고려인삼과 약초 등으로 만들어졌다는 설명까지 조선어와 영어로 적혀 있습니다.

북한과 관련된 한 인터넷 블로그에 올려진 이 ‘항방사선꿀’은 일반인을 위한 단순한 건강보조제가 아니라 방사능에 노출돼 있는 특정인을 위한 것입니다.

제품 뒷면의 설명서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거나 현재 방사능에 오염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이 제품을 섭취하는 주요 대상입니다.

북한 당국은 최근 일본의 원자력발전소의 폭발 사고 이후 주민에게 미역이나 다시마 같은 해조류와 맥주를 마시는 것이 방사능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꿀의 효능은 이미 예전부터 알려져 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미국 워싱턴에 거주하는 한 탈북자는 북한 당국의 무모한 벌목으로 양봉산업이 거의 무너진 이래 북한에서 꿀은 아주 귀한 식품으로 아무나 먹기 어렵다고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특히 이 탈북자는 꿀이 술과 고기 등과 함께 ‘노동보호물자’ 중 하나로 지정돼 핵시설이나 탄광, 금광 등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제공됩니다. 이는 북한 당국이 ‘노동보호물자’를 제공하는 것 외에 노동자의 안전과 관련한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전했습니다.

최근 방사성 물질이 일본 북서쪽에서 발달한 저기압을 따라 중국과 한국으로 내려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국, 한국과 가까운 북한도 이를 우려하고 주민에게 철저한 대비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북한은 지난 7일 처음으로 자국내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공개했으며 조선중앙방송은 8일에 이어 10일에도 방사성 물질에 의한 환경오염과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최근 일본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사고가 북한 핵시설의 안전을 일깨우는 신호탄이 됐다며, 북한이 기존의 핵시설이 아닌 현재 건설 중인 경수로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물질의 누출을 더욱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경수로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된다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주변국에도 큰 위협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