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이 평양에 건설 중인 105층짜리 초고층 빌딩 류경호텔의 외장공사가 최근 마무리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외부장식은 끝냈지만 내부공사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어 북한이 강조하던 강성대국 원년, 그러니까 2012년 완공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지적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의 관료들을 자주 만난다는 중국의 대북사업자 윤 모 씨는 “류경호텔 외부 공사는 끝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막상 중요한 내부 공사는 언제 다시 착공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막막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당국이 내부 공사를 담당할 외국 투자자를 열심히 물색하고 있으나 아직도 찾지 못했다는 얘기를 북한 당국자들로부터 들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윤 씨는 또 “류경호텔의 외부 공사를 담당한 이짚트의 오라스콤 텔레콤은 북한에서 휴대폰 사업을 따내기 위해 외장공사를 해준 것이며 오라스콤의 류경호텔에 대한 투자는 거기까지가 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사정으로 류경호텔의 완공은 여전히 안개에 싸여 있다고 윤 씨는 강조했습니다.
류경호텔에 투자의사를 보인 바 있는 몇몇 외국기업도 협상과정에서 북한 당국의 경직된 입장 때문에 투자를 포기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북한의 민물 양식 사업에 투자한 중국의 조선족 노 모씨는 “잘 알려진 미국의 한 종교 단체가 오라스콤이 류경호텔 외부공사를 맡기 전에 류경호텔에 대한 투자 의사를 밝히고 북한 당국과 협의한 적이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당시 이 종교 단체는 투자조건으로 류경호텔 1층에 종교시설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북한당국이 이를 거절해 협상이 무산되었고 후에 오라스콤이 외부공사를 맡게 된 것“이라는 얘깁니다.
한편 류경호텔은 외부공사가 끝나 흉물스럽던 겉모습은 정리가 되었으나 건물 안전도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사업차 평양에 자주 들른다는 중국의 조선족 사업가 조 모 씨는 “류경호텔 외부공사가 시작되기 전인 2007년에 직접 류경호텔 내부에 들어가 살펴보았었다”면서 “당시 골조 공사만 마친 상태에서 방치되어있던 건물의 내벽은 손으로 약간 충격을 주어도 시멘트 덩어리가 떨어져 내릴 정도로 내벽이 허술했다”며 건물 안전도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건물이 약간 기울어져 있어 승강기 설치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듣기도 했다”면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1층부터 105층 까지 직행 엘리베이터 설치가 불가능 하다는 건축 전문가의 설명을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평양 류경호텔은 김일성 생일 80주년이 되는 지난 1992년 4월15일에 완공할 것을 목표로 1987년, 북한과 프랑스가 합작해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공사대금 체불과 북한 측의 계약 불이행으로 골조공사만 끝낸 채 프랑스 건설업체가 철수하면서 16년간이나 평양시내의 흉물로 방치돼 왔습니다.
북한당국은 실패한 건설사업의 상징으로 지목되던 류경호텔을 내년 강성대국 선언을 앞두고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 오라스콤에 공사를 맡겨 겉모습을 단장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합니다. 2008년 4월에 외부공사를 시작한 오라스콤 텔레콤은 그동안 약 1억 달라의 공사비를 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