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인기1위 호텔은 고려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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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외국인들이 꼽은 북한 평양의 최고 호텔은 어디일까요? 여행객들은 대부분의 호텔에서 불편한 점이 많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전문 여행정보 웹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가 꼽은 평양 최고의 호텔은 고려호텔.

순위는 직접 평양을 다녀온 여행객들이 시설 이용소감을 밝히고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정해졌습니다.

고려호텔은 5점 만점에 4.5점을 받았으며 깨끗하고 편안하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2위는 양각도 호텔, 3위는 보통강 호텔, 그리고 순서대로 해방산 호텔과 양강 호텔, 평양호텔, 서산 호텔이 4위부터 7위까지를 차지했고, 꼴찌는 유스 호텔(Youth Hotel)이 꼽혔습니다.

지난 4월 유스호텔에서 3일 밤을 지낸 한 영국 여행객은 난방시설이 안돼 추워서 잠을 자지 못한 것은 물론 더운 물이 나오지 않아 씻을 수 조차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 김 모씨는 평양에 있을 때 친척을 따라 양각도 호텔에 가본 적이 있었지만 고급호텔이라는 명색이 걸맞지 않게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탈북자 김씨 : 여름이라 샤워를 하러 갔는데 비누가 없는 거예요. 보통 목욕탕에 가면 비누 같은 것을 주잖아요. 그래서 (종업원한테) 샴푸 좀 달라고 했더니 없다고 그러는 거예요.

비슷한 시기에 서산호텔을 이용했다는 미국 여행객은 호텔 곳곳에서 기름냄새와 담배냄새가 뒤섞여 악취를 풍기고 더운물이 나오지 않았으며, 그나마 있는 조명은 너무 어두워 책조차 읽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상위권 호텔 가운데 양각도 호텔을 이달 초에 다녀왔다는 캐나다 여행객은 양각도 호텔의 종업원들이 매우 친절한데다 난방과 더운 물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어 매우 흡족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여행객은 호텔에서 읽은 북한신문을 다 읽고 난 뒤 쓰레기통에 버리면 북한의 지도자를 모독하는 행위로 여겨져 곤란한 일을 당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탈북자 김씨는 몇 년 전만 해도 고급호텔인 양각도 호텔 식당에 음식재료가 없어 주문한 요리를 먹지 못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김씨 : 메뉴를 고르라고 해서 계란 후라이랑 닭튀김을 먹고 싶다고 했는데 재료가 없다고 조용히 얘기를 하더라구요.

또한 지난 7월 해방산 호텔에 있었다는 아일랜드 여행객은 딱딱한 침대도 불편했지만 호텔 인근에서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북한의 선전선동 구호소리가 견디기 힘들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에는 북한의 양각도 호텔에 관한 글이 실렸습니다.

이 신문은 평양 대동강의 양각도라는 섬에 있는 이 호텔은, 정해진 시간 이외에는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하고 있어 마치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유명한 감옥섬이었던 ‘알카트라즈 섬’을 연상시킨다고 묘사했습니다.

특히 호텔의 엘리베이터, 즉 승강기에는 5층에서 내리도록 하는 단추가 없다면서, 바로 이곳에 투숙객들을 감시하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평양의 호텔순위를 소개하고 있는 트립어드바이저 웹사이트는 실제 여행자들이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각종 여행 정보를 소개하는 업체로서 전세계 30개국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