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여대생 핫팬츠 착용 강력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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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문화의 확산으로 북한주민들의 차림새가 나날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평양시내 대학기숙사들에서는 여학생들이 반바지(핫팬츠) 차림으로 다니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데요. 급기야 북한당국이 여학생들의 '기숙사내 반바지' 착용을 강력하게 단속하고 나섰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에서 '핫팬츠'라고 하는 여성용 짧은 반바지, 북한에서는 '기숙사 반바지'로 불리고 있다는데요. 무더운 여름철 대학공부를 하는 여학생들이 기숙사 내부에서 입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불리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기숙사 반바지'가 어떻게 북한의 젊은 여성들 속에 유행되게 되었는지 파악하기 어렵지만 한국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폭발적으로 확산된 한류열풍과 연관 돼 있을 것이라고 대부분의 소식통들은 판단했습니다. 또 이러한 반바지는 돈벌이를 위해 집에서 재봉질을 하는 여성들이 대량으로 만들어 장마당에 유통시키고 있다고 그들은 주장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대학생 소식통은 "얼마 전부터 평양시 대학들에서 여학생들이 '기숙사 반바지'를 입지 못하게 단속하고 있다"며 "기숙사 반바지는 일반 반바지에 비해 더 짧은데 주로 젊은 여성들이 실내에서만 입는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기숙사 반바지'가 팔리기 시작한 것은 불과 2년 전이지만 집단생활을 하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기숙사 반바지'를 평양시 여대생들이 남성들의 눈에 띄지 않는 여성기숙사나 집안에서만 입었는데 최근에는 서너 명씩 짝을 지어 대담하게 반바지 차림으로 기숙사 밖을 나서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최근 평양을 다녀 온 양강도의 소식통도 "(여대생들이) 기숙사 반바지를 입고 단순히 대학구내를 오가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물건을 사러 주변의 매장에까지 나타난다"며 "많이 깨었다고 하는 평양시민들도 기숙사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여성들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숙사 반바지'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일부 여성들이 길거리에 나서는 양상까지 보이자 급기야 북한 당국이 단속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그는 "4월 20일 경, 평양교원대학의 한 여학생이 기숙사 반바지를 입고 학교 밖을 나갔다가 불량청소년 그루빠(그룹)에 단속되는 일이 있었다"며 "그에 대한 처벌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대학입구에 몇 시간동안이나 서있으면서 망신을 당한 여학생이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에 실려 갔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