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집지어 주기' 공사 1월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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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평양 순안구역 오산리에 농가 50채를 지으려던 미국 봉사단체가 비용과 자재 마련이 지연돼 본격 공사 시기를 내년 1월로 다시 연기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200여 지역에 모두 1만여 채의 살림집을 짓겠다는 미국 봉사단체가 첫 번째 사업지인 오산리의 본격적인 공사를 계획보다 2달 뒤인 내년 1월에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봉사단체 풀러센터와 함께 북한 집짓기 사업을 진행해온 난민구호단체인 주빌리 파트너스(Jubilee Partners)의 돈 모슬리 대표는 11월부터 자신을 포함한 미국의 자원봉사자들이 북한에 가서 집짓기 공사를 시작하려 했지만 모금과 행정 절차의 이유로 일정을 연기했다고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모슬리 대표는 계획보다 늦어지긴 했지만 북한에 집을 짓는 지원사업을 돕겠다는 후원자와 자원봉사자의 노력으로 공사를 시작하기 위한 목표 금액인 12만 5천 달러를 마련했다며 곧 중국에서 건축자재를 구매해 트럭에 실어 북한으로 운송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모슬리 대표는 집 한 채를 짓는 데 1만 달러 정도가 든다며 공사 초기에 10-12채의 살림집 공사부터 시작한 뒤 추가 모금으로 50채를 지을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풀러센터와 주빌리 파트너스는 2008년 봄부터 북한 당국과 집짓기 지원과 관련한 협상을 시작해 첫 사업지로 확정한 오산리에서 2009년 11월 11일 '50세대 농촌 살림집 건설 착공식'을 했습니다. 평양 순안구역 오산리는 2006년 태풍으로 3만 채의 가옥이 무너지는 피해를 당했습니다.

미국 봉사단체의 농촌살림집은 북한의 불안정한 전기 사정을 고려해 태양열을 이용하고 단열과 보온에 유리한 무거푸집 콘크리트 공법으로 설계됐습니다.

주빌리 파트너스의 모슬리 대표는 현재 자신을 포함해 7명의 자원봉사자가 2011년 1월 북한에서 집짓기에 참여하겠지만 공사의 대부분은 오산리 주민이 맡는다고 전했습니다.

첫 선발대로 북한에 가는 자원봉사자들은 일주일 정도 북한에 머물며 작업 환경과 오산리 농민의 생활상을 살펴본 뒤 미국으로 돌아와 북한 집짓기를 위한 모금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모슬리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첫 봉사자들이 북한에서 작업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면 6명에서 8명으로 구성될 다음 봉사자들이 2011년 3월부터 북한에 가서 집짓기에 동참합니다.

미국의 자원봉사자들은 50채의 살림집 공사를 끝낼 때까지 일주일씩 북한에 머물며 집짓기 공사를 비롯한 봉사활동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풀러센터의 주택부지와 가까운 곳에 북한 당국이 150채의 농가를 짓고 있어서 미국 봉사단체들의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5월에 오산리 전체 주민이 새 마을로 이주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풀러센터와 주빌리 파트너스는 북한의 200여 지역으로 집짓기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아직 다음 후보지를 정하지 않았다면서 오산리 다음 지역도 평양 근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