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호주 시드니에서 지난 3일 북한을 포함한 이른바 '불량국가'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호주국립대학의 레오니드 페트로프 박사는 지난 주말 열린 제5회 ‘위험한 생각의 축제(Festival of Dangerous Ideas)’라는 행사에서 ‘불량국가’ 북한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페트로프 박사 :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와 민간단체 세인트 제임스 윤리회관(St. James Ethics Centre)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위험한 생각의 축제(Festival of Dangerous Ideas)'라는 특이한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저는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쿠바, 시리아 등 이른바 불량국가에 대한 토론회에서 발표했습니다.
‘위험한 생각의 축제’는 이름이 상징하는 것처럼 세계 각국의 학계, 언론계 등 전문가들이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일반적이지 않은 생각’을 자유롭게 토론하고 생각의 폭을 넓히자는 취지에서 이번으로 다섯번 째 열린 행사입니다. 이 행사에서는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거나 주민의 인권유린을 방치하지 않으면서 이들 국가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이끌 수 있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고 페트로프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페트로프 박사는 북한이 불량국가로서의 요건을 다 갖추고 있지만 북한을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기 보다는 미국, 한국 등이 북한과 관계 개선에 나서는 것이 북한 정권에 더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페트로프 박사 : 불량국가란 국제사회에서 테러 활동을 지원하거나 인권을 말살하는 나라를 말하는데 지금 북한에는 이 모든 요소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에 이어 한국, 일본과도 관계 정상화를 하게 되면, 결국 주민이 현 지도부의 존재 의미에 회의를 갖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위대한 지도자 김 씨 혈통이 인민의 적 미국의 침략과 같은 적대적인 환경에서 보호해준다”는 구실로 핵 개발과 인권유린을 정당화하는 북한 정권의 논리에 모순이 생기도록 한다는 주장입니다.
페트로프 박사 :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영국의 피터 히친스 작가는 '인민의 적'이 없어지면 정권의 논리에 대한 주민의 신뢰가 없지고 북한은 '대화'를 하겠다고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미국과 주변국과 계속해서 갈등관계를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페트로프 박사는 북한이 냉전시대의 잔재인 ‘미국과 주변국들의 위협’을 구실로 삼아 불법마약거래나 핵개발 등 국제사회의 법질서를 어기며 고립의 길로 가는 것을 막도록 미국과 한국 등 주변국들이 평화적이고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행사는 1990년대 CNN의 홍콩특파원을 지낸 바 있는 스탠 그랜트(Stan Grant) 씨의 사회로 진행됐습니다. 동아시아 문제에 관심이 많은 그랜트 씨는 한국과 북한을 방문하기도 해 이번 ‘불량국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 북한을 포함시켰다고 페트로프 박사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