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북한에 억류중인 한국계 미국인 김상덕 교수가 평양에서 체포될 당시 바로 옆에서 이 장면을 목격했던 캐나다인이 있습니다. 홍알벗 기자가 당시 상황을 직접 들어 봤습니다.
캐나다에서 보안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제임스 리(James Leigh) 씨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4월 22일.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회계학을 가르치고 출국하려던 한국계 미국인 김상덕 씨가 북한 당국에 붙잡힌 바로 그 날입니다.
리 씨는 당시 평양 순안공항 안에 마련되어 있는 구금실에서 이동식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김 씨와 함께 있었다고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김 씨는 리 씨에게, 북한당국은 자신이 대학에서 가르쳐서는 안될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서 붙잡힌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임스 리 : 북한측은, 김교수가 친미, 그리고 친서방적인 교육과정을 퍼뜨렸다고 주장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허가 받지 않은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북한은 지난 5월 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 씨가 북한을 전복하려는 적대적인 범죄행위를 했다고 밝혔지만, 김 씨가 북한 당국으로부터 들은 내용은 이와 약간 다릅니다.
리 씨는 또, 김 씨가 자신을 가리킬 때 ‘교수(professor)’ 대신 ‘선생(teacher)’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으며, 북한 당국 관계자를 대할 때는 ‘절대로 화를 내지 말고 감정조절을 잘 하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리 씨가 억류돼 있던 방에는 창문도 없이 담요 한 장이 바닥에 깔려 있었고, 마실 물이 들어있는 양동이가 하나 있었는데, 식사는 맛과 질이 형편없는 비빔밥이 아침에만 한 끼가 지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리 씨는 평양 순안공항 구금실에서 3일 정도를 보낸 뒤 풀려나 감시원과 함께 평양 시내 관광을 했으며, 27일 북한을 떠날 때까지 고려호텔 숙소 방문 앞에는 24시간 감시원의 배치돼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 암살을 위해 보낸 간첩이자 주요 군사시설 촬영을 위해 방북했다는 혐의로 공항 구금실에서 사흘을 지내야 했던 리 씨는 북한 당국 관계자들이 자신을 조사할 때 폭력을 휘두르진 않았지만 굉장히 억압적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또한 자신을 북한에 머물게 하려는 듯 회유하는 듯한 발언을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제임스 리 : 북한 동행인은 (내가 북한에서) 젊고 예쁜 부인을 얻을 수 있다며 북한을 도우면서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내가 한국말을 할 줄 알기 때문에 캐나다에서 온 백인이 그들의 선전선동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한편, 리 씨는 김상덕 씨가 평양에는 외국인만 가둬놓는 감옥이 있는데 동료 교수가 그곳에서 20-30명의 미국인과 캐나다인, 그리고 유럽인들이 있는 것을 목격했으며, 지금도 한국과 일본 등에서 근무했던 미군들이 전역 후 동남아시아 쪽에 많이 남게 되었는데 군사기밀을 많이 알고 있는 이들이 북한의 납치 및 회유 목표물이 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실태파악 및 혹시 있을지 모를 실종 사고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