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억류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석방... “혼수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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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지난해 1월부터 17개월째 억류해온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씨를 석방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렉스 틸러스 미국 국무장관은 13일 상원 외교위원회 예산 청문회에 출석해 웜비어씨의 석방 소식을 전했습니다.

렉스 틸러슨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오토 웜비어씨의 석방을 확보했습니다. (At the direction of the President, the Department of State has secured the release of Otto Warmbier from North Korea.)

또한 틸러슨국무장관은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이 웜비어씨를 석방했으며, 웜비어씨는 현재 미국으로 귀국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틸러슨 장관은 북한에 억류 중인 3명의 미국인 문제도 현재 논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웜비어씨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의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현재 국무부는 웜비어씨의 건강 상태를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밝힐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석방에서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두 명의 의사와 함께 북한을 방문, 석방 절차를 마무리했으며 혼수 상태에 빠진 웜비어씨의 신병을 넘겨받아 미국으로 긴급 후송했습니다.

또한 AP통신은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윤 특별대표가 지난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한측과 만나, 북한측이 웜비어씨를 포함한 북한에 억류된 미국 시민권자 4명과의 북한주재 스웨덴, 즉 스웨리예대사관의 영사접견에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CNN 방송과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도 그의 부모의 말을 인용해, 웜비어씨가 지난해 3월 북한에서 재판을 받은 이후 의식 불명 상태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의 부모는 웜비어씨가 재판 이후 식중독인 '보톨리누스 중독증'에 걸렸고, 수면제를 복용한 후 혼수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웜비어씨는 환자수송용 비행기로 이송 중이며 가족이 있는 신시네티 자택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웜비어씨의 석방과 관련해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트 워치는 성명을 내고, 웜비어씨의 석방을 환영한다며 하지만 북한이 처음부터 억류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북한을 규탄했습니다.

또한 북한 당국이 현재 정치적 목적으로 억류한 미국 시민 3명도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현재 북한에 억류돼 있는 미국인은 토니 김(김상덕)씨와 김학송씨, 김동철 목사 등 총 3명이며 한국계 캐나다인 목사 임현수씨도 지난 2015년 2월부터 북한에 구금돼 있습니다.

평양과기대 교수 출신 한국계 토니 김씨는 지난 4월 북한 출국 전 평양국제공항에서 체포됐습니다.

지난 5월에는 북한에 ‘적대 행위’ 혐의로 김학송씨가 기차를 타고 중국 단둥에 있는 집으로 가려다 평양역에서 체포돼 억류됐습니다.

이에 앞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목사도 2015년 10월 나선경제무역지대에서 ‘간첩’ 혐의 등으로 북한 당국에 체포돼 10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입니다.

캐나다계 임현수씨의 경우 2015년 1월 말 라선에서 평양으로 향하던 중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억류돼 약 2년만인 2016년 12월 캐나다 외교부 대표단이 임 목사를 처음으로 면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