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웜비어 사망에 “북 의료수준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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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최근 숨진 웜비어 씨가 북한에서 식물인간이 되어 돌아 온 것을 놓고 북한의 의료수준에 대한 외부인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최악의 수준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중 국경지역에 살던 정 모(가명)씨는 10개월된 아들을 안고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는 극심한 복통의 원인조차 찾지 못했고 결국 아들은 숨졌습니다.

몇 년 뒤 간이 안 좋은 남편도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의사로부터 괜찮다는 말을 듣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거뒀습니다.

미국의 비영리 독립언론사인 과학전문매체 언다크(UNDARK)는 20일, 한국으로 탈북한 정 씨가 양강도에 살 당시 배가 아파 병원을 찾았지만 북한 의사는 원인을 찾지 못했고 침 몇 대만 놔준 뒤 집으로 돌려 보냈는데 한국에 정착한 뒤 그것이 위암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면서 북한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의사가 된 탈북자 고윤성 씨는 북한 병원에는 항생제와 주사용 수액, 즉 링게루 수액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엑스레이 사진을 위한 필름도 부족한데다가, 엑스레이 사진마저 해상도가 낮아 정확한 진단을 하기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나마 국제단체의 예방접종 활동 덕분에 북한 주민들의 홍역과 디프테리아, 그리고 B형 간염과 같은 질병 감염률이 줄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습니다.

특히, 북한에서는 의사들이 주로 전염병과 신체적 외상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다른 질병에 관해서는 개략적인 것만 배우기 때문에 특성화된 치료를 위한 의약품과 의료기구를 다룰 줄 모른다고 고윤성 씨는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동양의학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북한 의사들이 서양의학을 접할 기회가 많이 부족해 치료방법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게다가 북한 당국은 모든 국민이 무료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치료를 받기 위해 뇌물을 바쳐야 하는 것은 물론, 큰 병원의 경우에도 치료에 필요한 용품을 환자 가족이 직접 장마당에서 구입해야 하는 일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