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모교서 수천 명 '눈물의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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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고향에 돌아온 지 엿새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씨의 장례식이 22일 그가 졸업한 고교에서 거행됐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웜비어씨의 장례식은 22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인근 와이오밍에 있는 그의 모교 와이오밍 고등학교 강당에서 오전 9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이날 웜비어씨의 가족과 친지, 고교 동창과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22살의 나이로 비명에 간 젊은이의 억울한 죽음을 추모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신시내티 현지 언론은 약 2천500명의 추모객이 장례식장을 찾은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유대교 랍비인 '제이크 루빈'이 진행한 장례식에서는 웜비어씨의 형제들과 친구들이 추도사를 하면서 눈물바다를 이뤘습니다. 재학 시절 웜비어씨와 함께 축구팀에서 뛰었다는 동창은 첼로로 추모곡을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을 방문해 웜비어씨를 송환해온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장례식에서 웜비어씨의 부모에게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조전을 전달했습니다. 오하이오주의 롭 포트먼 상원의원 등 상하원 의원들도 장례식에 참석했습니다.

이날 포트먼 의원은 웜비어를 사망에 이르게 한 북한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롭 포트먼 상원의원 : 북한은 웜비어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을 무시한 행위입니다.

장례식장에는 웜비어씨가 재학 시절 축구팀에서 활약했던 사진과 북한에 가져갔던 유품 등도 전시됐습니다. 웜비어씨의 운구는 장례식 직후 인근 스프링 그로브 묘지로 이동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씨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같은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미국과 북한의 오랜 교섭 끝에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고향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로 돌아온 웜비어씨는 병원에 입원한 지 엿새 만인 19일에 결국 숨졌습니다.

웜비어씨의 사망 소식은 미국인들을 슬픔과 분노에 빠뜨려 미국 전역에서 며칠째 애도 물결이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