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한국 사회에 점차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몇몇 전문가들은 납북자 문제에 대해 국제 공론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북한에 의해 납치된 우리 국민은 3천 800여 명에 달합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아는 분들은 여전히 매우 적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윤현 이사장이 납북자 현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납치해간 남한 주민 대부분은 어부들입니다.
이로 인한 납북자 가족들의 절망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윤 이사장은 강조합니다.
가장을 잃은 가족들은 생활고에 시달렸고, 이들이 피해자임에도 “행방불명자” 집안이라는 이유 때문에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받았다는 겁니다.
사단법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은 19일 오후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학술토론회를 개최하고 납북자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습니다.
‘민간인 납북자 문제의 국제공론화 방향과 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선 원재천 한동대 교수 등 3명의 전문가가 주제 발표를 했으며, 권기환 외교통상부 과장 등 3명이 토론자로 참가했습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원재천 교수는 납북자 문제를 국제법의 시각에서 분석하고, 그 해결방안 역시 국제적이고 보편적인 시각에서 제시했습니다.
원재천:
객관적인 국제규범에 입각할 때만이 북한의 국제적 인권유린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비판과 압력이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발표는 2005년부터 납북자 문제를 취재해 온 조선일보 안준호 기자가 맡았습니다.
안기자는 그동안 귀환 납북자와 납북 피해자 가족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보고 느꼈던 점을 밝혔습니다.
안준호:
지난 2007년 8월 28일 경남 거제도에서는 납북어부 박두현 씨의 부인 유우붕 할머니가 농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할머니의 친척들은 할머니가 적십자로부터 남편의 사망 통보를 받고,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 삶의 끊을 놓아버렸습니다.
공법 전문가인 박정원 국민대 교수는 법제도적인 시각에서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국제적이고 보편적인 틀 안에서 납북자 문제를 바라보되, 구체적인 입법과 제도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 것입니다.
이번 학술토론회에서는 무엇보다도 납북자 문제의 성격을 ‘남북한 문제’에서 ‘국제문제’로 새롭게 재규정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민간인을 계획적으로 납치한 북한 당국의 행위는 분단 상황의 부산물이 아닌, 반인도적 국제범죄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이날 토론회에는 황인철 대한항공 여객기 납치피해자 가족회 대표가 증언자로 나와, 납북자 가족으로 살아온 40여 년 간의 고통의 세월을 전해 함께 한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