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북한의 외국인 납치 용인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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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외국인 납치 문제를 연구한 미국의 한 정치학자가 북한의 납북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워싱턴의 조지워싱턴대학 셀레스트 아링톤(Celeste Arrington) 박사는 한국의 납북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더욱 높아져야 한다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아링톤 박사: 북한이 납치해 강제구금하고 있는 납북피해자들과 가족들의 상봉을 추진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보상을 해서는 안됩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외국인 납치와 강제구금을 용인해서는 안됩니다.

동아시아 비교정치학을 전공한 아링톤 박사는 한국과 일본의 납북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나 관심이 매우 다르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문제를 다룬 책(가제 ‘Accidental Activists: Victim Redress Movements in Japan and South Korea)을 출간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아링톤 박사의 한국과 일본의 납치 피해자에 대한 관심은 대학 졸업반이던 2002년 시작됐습니다. 2002년 ‘일본의 대북정책’에 관한 학사 논문을 쓰기 위해 일본에 체류하고 있었는데 북한이 13명의 일본인 납치를 인정하고 5명의 납북 피해자의 일본 방문을 허락한 것에 모든 일본의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것을 보고 북한의 외국인 납치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아링톤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아링톤 박사는 한국의 납치 피해자는 일본에 비해 더 많은 상처와 고통을 겪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납북피해자와 자진월북자(abductees and defectors)의 구별이 쉽지 않아, 피해 가족에게 불이익을 주던 연좌제가 1987년에 폐지되기까지 가족들의 고통이 훨씬 더 컸다는 것입니다.

아링톤 박사는 5명에 불과한 납북피해자의 귀환에 대한 일본 국민의 높은 관심과 달리 4천 명 가까운 납북 피해자가 있는 한국(1953년 이후 통일부 통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매우 적은 것이 의아해 박사과정 논문으로 두 나라 납치 피해자에 관해 연구했습니다. 아링톤 박사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책으로 펴내 한국의 납북 피해자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높이는 데 일조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납북자 가족모임의 최성용 대표도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국제사회의 여론에 부담을 느끼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보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최 대표: 대외적으로 여론이 조성되면서 북한이 자꾸 부담을 느끼지 않겠어요? 오 박사님이 살아 계실 때 만나야 하니까 국제사회가 도와 줘야 북한이 (오 박사의 딸) 혜원이, 규원이, 신숙자 씨의 현재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밝히지 않겠습니까?

최 대표는 1985년 도이췰란드 유학 중 북한에 속아 입북했다 이듬해 홀로 탈출한 오 박사와 함께 유엔과 국제사회가 북한에 남겨진 오 박사 가족의 송환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북한이 유일하게 납북 피해자의 생사 확인 요청에 응한 것은 유엔과 국제사회가 북한에 압박을 가한 오 박사의 두 딸 혜원, 규원과 부인 신숙자 씨의 경우 뿐이라면서 납북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