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잊지 말자” 물망초 배지 달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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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때 납북된 인사들의 가족들이 최근 서울 광화문 중심가에서 납북자를 기억하고 송환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물망초 휘장’ 달기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가던 시민들은 이들의 애달픈 사연을 듣고 함께 했습니다.

서울의 노재완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사무실서 몇 사람의 아이디어로 만든 것인데요. 물망초 색깔을 그대로 한 것입니다.”

푸른색의 물망초는 높이 20cm 정도의 긴 타원형을 이룬 풀입니다.

겨울에 죽은 듯 보여도 봄에 새로 돋아나는 긴 생명력을 지닌 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물망초가 “납북자를 잊지 말자”라는 절규가 돼 요즘 서울 광화문 중심가에서 피어나고 있습니다.

물망초처럼 모진 시간을 이겨내고 살아남아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납북자 가족들이 휘장에 담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지혜, 납북자 가족

] 북한에 납치된 사람들을 기억하고 생사 확인과 송환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자는 의미에서 물망초 배지를 제작했습니다.

6·25전쟁 당시 북한에 강제로 납치된 남측 인사는 모두 10만여 명.

27일 오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을 오가던 시민들이 천막 앞에 적힌 깜빠니아 문구를 보고 이내 발걸음을 멈춥니다.

[인터뷰:

김기표, 서울시민

] 데려올 수 있으면 모두 데려와야죠. 전략적으로 해야 하겠죠. 과거 서독이 동독에 하던 것처럼 돈을 써서 데려와야 할 것으로 봅니다. 미국도 미군유해 송환을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까.

지난 25일부터 시작한 ‘물망초 휘장 달기 범국민대회’는 오는 30일까지 진행됩니다.

물망초 휘장은 지금까지 1천 개 정도가 배포됐습니다.

납북인사가족협의회는 내년을 시작으로 해마다 9월 첫째 주를 ‘6.25납북희생자 기억의 주간’으로 정하고 물망초 휘장 달기 운동을 계속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전태희,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

] 국가의 미래를 위해선 우리처럼 나이 든 사람 보다 역시 젊은 사람들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젊은 사람들의 국가의식과 시민의식이 지금보다 조금 더 강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개막일인 25일에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참석해 “납북자 문제는 이념이 아닌 인권문제”라며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선 지난 20일에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물망초 휘장을 달고 국회에 출석하는 등 정부 부처와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물망초 휘장 달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