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납북자 가족, 잦은 내각 교체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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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납북자 가족들은 4일 도쿄에서 집회를 열고 잦은 내각 교체와 수시로 납치문제담당 대신을 바꾸는 민주당 정권에 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이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일본의 납북자 가족의 모임인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 모임’은 4일 도쿄에서 북한에 대한 전면 제재 조치 발동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가족 모임의 이즈카 시게오 회장은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 후 2년간에 총리가 세 번이나 바뀌고 납치문제담당 대신은 벌써 5명 째”라고 말하면서 “민주당 정권은 과연 납치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는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즈카 회장은 이어 “민주당 정권에 나카노 간세이 전 납치문제 담당 대신의 유임을 요구했지만 우리들의 요청이 받아들여 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담당 대신이 너무 자주 바뀌기 때문에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솔직히 말해 몹시 지쳐 있다”며 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가족 모임의 마쓰모토 데루아키 사무국장도 “납치 담당 대신이 1년도 안 돼 바뀌어 또다시 원점에서 출발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하면서 “담당 대신이 자주 바뀌는 것은 민주당 정권이 납치 문제를 중요시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라고 공격했습니다.

노다 요시히코 신 총리는 지난 2일 새로운 납치문제담당 대신 겸 국가공안 위원장에 아마오카 켄지 중의원 의원을 임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임 나카노 간세이 납치문제담당 대신은 재임 8개월만에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납북자 가족들의 불만을 전해들은 야마오카 켄지 국가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 담당 대신은 직접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4일 열린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야마오카 대신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납북자 가족들의 의견을 겸허하게 경청하겠다”고 말하면서 “국제정세를 보아 가면서 대북 추가 제재가 가능한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납치 피해자 가족의 대부분은 야마오카 대신이 초당파 의원 연맹인 ‘납치의원연맹’에 가입한 적도 없고, 납치 문제에 발언한 적도 없다는 점을 들어 야마오카 대신이 가족 모임에 한 약속이 지켜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또 “지난 2일 발족한 노다 내각에서 전후 최연소 외무상으로 기용된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48)도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외교의 문외한”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런 외무상이 북한과 어떻게 납치문제를 협상하며, 어떻게 북한의 양보를 이끌어 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래서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직접 노다 요시히코 총리에게 가족 모임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고 야마오카 대신에게 노다 총리와의 면담을 주선해주도록 요청했습니다. 노다 총리도 조만간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면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편 노다 총리는 간 전 총리의 지시에 따라 조총련 고등학교에 대한 학비 무상화 심사가 재개된 문제와 관련해 “문부과학성이 정한 심사 원칙에 따라 학비 무상화 대상에 포함될 것인가 여부를 엄중히 심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