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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여성 이애란 씨가 10일 미셸 오바마 여사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수여하는 '용기 있는 국제여성상'을 받았습니다. 이 씨는 앞으로도 북한 주민의 인권과 탈북자의 생활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Dr. Ae Ran Lee~~!!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용기 있는 국제여성상'의 수상자인 탈북 여성 이애란 씨를 호명합니다. 탈북자로서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한국 내 탈북자들의 정착을 도운 공로를 소개하며 이 씨에게 상패를 건넵니다.
분홍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이 씨는 상패를 받으며 환한 미소로 화답하고 자리에 참석한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다른 9명의 수상자, 객석을 가득 채운 참석자들이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냅니다.
워싱턴 시간으로 10일 오후 3시 국무부에서 열린 '용기 있는 국제여성상' 시상식에서 이 씨는 오바마 여사와 클린턴 국무장관, 국무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용기 있는 국제여성상'을 받았습니다.
'용기 있는 국제여성상'은 국무부가 매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의 인권 신장에 이바지한 전 세계의 여성 지도자에게 주는 상으로 이 씨는 한국 내 탈북 여성들의 재활과 지원에 힘쓴 공로로 이 상을 받게 됐습니다.
이 씨는 수년 전부터 탈북여성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탈북여성 모임을 결성해 일자리 소개와 교육을 제공하는가 하면 탈북 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탈북자들의 한국 내 정착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오바마 여사와 클린턴 국무장관도 이 씨가 탈북자 출신으로 한국에 정착해 한국 내 탈북자의 정착을 위해 애써왔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씨는 '용기 있는 국제 여성상'을 수상한 데 대해 자신은 북한 주민과 탈북자를 대표해서 왔다며 벅찬 감격으로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애란 씨: 저에게 이런 행운의 시간이 왔다는 것이 놀랍고, 제가 참으로 북한에 살 때 너무 불행한 일에 습관이 돼 있어서 행운은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제가 이런 국제적인 여성상을 받게 됐다는 것이 잘 믿어지지 않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해 달라는 격려 때문에 이 상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북한 생활에 회의를 느껴 두 달 된 아들과 북한을 나온 이 씨는 한국에 정착해 많은 역경을 이겨냈고 지난해에는 탈북여성으로서 처음으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 씨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북한처럼 인권을 유린하는 국가는 없다며 이 상을 계기로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상황에 관심을 갖고 이를 개선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애란 씨: 제가 이 상을 받으러 와서 저는 북한 주민을 대표해서 왔다고 생각했고, 지금 남쪽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을 대표해서 왔기 때문에 북한의 인권문제, 북한 주민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 미국의 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탈북자들이 남한에 와서 생활하는 데 있어 문화적 장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이런 것을 해결하는 데 있어 미국과 국제사회가 어떤 도움을 주셨으면 좋은지 이런 부분들을 말씀드려야 된다고 생각해서...
식품영양학 박사로 북한 주민의 영양 상태를 연구해 온 이 씨는 수상 전날인 9일 미국 하원에서 열린 인권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조리한 음식이나 유통기한이 짧은 식품을 식량지원으로 활용해 군량미로 전용되는 것을 막고 북한 주민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 씨는 이날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를 비롯해 인권위원회 소속 의원의 보좌관들을 만나 북한 주민의 인권은 물론 대북 식량지원, 탈북자의 영어교육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관심을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