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애란 박사, 미 하원 인권위 의원과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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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의 ‘용기있는 국제여성상’ 수상자인 이애란 박사가 9일 미국 의회 인권위원회 소속 의원과 보좌관들과 만나 대북 식량원조를 곡물이 아닌 음식으로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여성 최초로 한국에서 식품영양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애란 박사는 이날 하원에서 열린 인권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조리한 음식이나 유통기한이 짧은 식품을 대북 구호식량으로 지원하면 군량미로 전용되는 것을 막고 북한 주민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간담회는 미국 국무부가 수여하는 ‘용기있는 국제여성상’을 받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이 박사와 국무부의 대북인권담당자인 밥 킹 특사를 하원 인권위가 초청해 이뤄졌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유일한 하원의원인 제임스 맥거번 인권위 공동의장은 이 박사의 여성상 수상을 축하하고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의 필요성을 알지만, 주민들에게 분배되는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박사는 굶주리는 북한 주민을 위해 식량지원은 꼭 필요하며, 북한 정권이 군량미로 쓰지 못하도록 음식을 만들어 제공할 것을 미국 정부와 의회에 제안했습니다.

이애란: 김정일은 쌀을 주면 군량미로 쓰니까, 대북 식량지원으로 다 익힌 음식이나 유통기한이 아주 짧은 음식을 한꺼번에 주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박사는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스무 명 가량의 인권위원회 소속 의원 보좌관들에게 탈북자의 영어 공부를 위해 미국 의회와 정부가 지원해 주기를 요청하면서 경제적 지원과 함께 한국에서 영어 공부를 마친 탈북자들이 미국의 기업이나 비정부단체에서 수련과정을 거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을 개원한 이 박사는 남과 북의 문화적 충격을 줄이는데 음식을 좋은 방편으로 쓸 수 있다며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탈북여성의 취업을 돕도록 연구원 운영에 힘쓰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국무부의 킹 대북인권특사는 참석자들에 이 박사를 소개하면서 탈북여성의 여성상 수상으로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에 더 많은 관심을 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킹 특사는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국무부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포함한 인권보고서를 발표하고 유엔 인권이사회도 다음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한인권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UPR) 최종 보고서를 채택하는 등 북한 인권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감시와 권고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