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달 넘게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북한 '꽃제비'를 돕는 일에 관심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민간단체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도희윤 대표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 억류된 케네스 배 씨가 북한에서 거리를 떠도는 고아 어린이들인 ‘꽃제비’를 돕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배 씨가 북한 당국에 억류된 것도 그가 인솔했던 관광객 중 한 명이 소지한 컴퓨터 외장 기억장치 때문이 아니라 배 씨가 북한 ‘꽃제비’를 돕기 위해 찍은 사진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도희윤 대표: 북한에 많은 거지 아이들이 있으니까 이런 아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까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외장 디스크를 가지고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저희들이 알고 있는 것은 그게 아니다, 그런 아이들을 찍은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올해 44살로 알려진 미국 시민권자인 케네스 배 씨는 미국 서부 워싱턴주 린우드(Lynnwood)에 주소지를 두고 있으며 중국에서 북한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를 운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지난 11월 3일 관광객 5명을 인솔해 나진을 통해 일주일 정도 북한 여행에 나섰다 북한 당국에 억류된 것입니다.
미국 국무부 관리는 13일 배 씨 문제와 관련된 진전 상황에 대해 언급할 게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앞서 국무부 관리는 지난 12일 미국 CNN방송에 배 씨의 북한 억류 사실을 확인하면서 북한 당국이 그를 학대(mistreat)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리는 이어 현재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배 씨와의 영사접근을 시도하고 있고 또 그의 석방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 11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배 씨의 억류 사실을 직접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에 입국한 미국 시민에 대해서는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이 그 보호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눌런드 대변인: 우리는 미국 시민권자가 북한에 억류 중이라는 보도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라이버시(privacy)에 관한 일이라 더 이상 언급할 수 없습니다.
스웨덴 외교부 관리도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타국 시민에 대한 보호 임무와 관련해서는 절대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We never make comments on our protective missions for other countries.)
한편 미국 워싱턴주 린우드에 있는 한인교회 ‘시애틀임마뉴엘장로교회’의 송찬우 목사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배 씨와 관련해 “할 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이날 송 목사는 로이터통신에 케네스 배 씨의 모친인 배명희 씨가 자신이 목회 활동을 하는 교회의 신도이며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아들의 북한 억류 사실을 알게 된 후 지난 12일 오전, 교회를 찾아 아들의 석방을 위해 기도했다고 전했습니다.
송 목사는 배명희 씨가 겁을 냈고(scared) 아들의 북한 억류 정황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