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서 북 인권개선 방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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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 등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개입정책의 윤리성과 효과 등을 진단하는 토론회가 영국 의회에서 열렸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영국 의회 내 초당적 모임인 ‘북한에 관한 상하원 공동위원회’(APPG North Korea)는 지난19일 북한과의 문화 교류 등 이른바 ‘소프트 파워’를 이용한 대북 개입 정책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 등을 진단하는 토론회(Soft Power and Cultural Diplomacy with North Korea)를 개최했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보다는 건설적인 교류를 택하는 것이 자국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영국 등 북한과 외교관계가 있는 몇 몇 국가들이 시행해 온 개입 정책의 긍정적, 부정적 측면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고 주최측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영국 정부가 북한 관리들을 위한 문화교육과정이나 북한 교사들을 위한 영어교육, 탈북자 영국유학 지원 등 참혹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박과 더불어 북한의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입니다.

이 토론회에 연사로 참석한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의 렘코 브뢰커 박사는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보고서가 지적한 심각하고 광범위하며 조직적인 인권유린을 막는 데 문화 교류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브뢰커 박사 : 북한 인권유린의 심각성을 생각하면 문화 교류는 너무 늦었습니다.

브뢰커 박사는 북한 정권의 기준과 조건에 맞춘 문화 교류는 북한 주민에 혜택이 없는 정책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재원을 북한과의 문화 교류에 사용하는 대신 장마당 활성화 지원이나 외부 정보 유입 등 북한 주민의 역량을 강화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영국 리즈대학의 아담 캐스카트(Adam Cathcart) 박사는 2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음악과 미술 등 문화교류가 극히 적더라도 북한의 변화를 서서히 가져오는 긍정적 효과를 인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캐스카트 박사 : 문화 교류나 지원을 통해 북한의 차세대 외교관 등 지도층이 될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들이 외국어를 하고 국제사회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반 인륜적인 체제를 변화시키도록 압박하면서 이 같은 교류도 장려해야 합니다.

중국과 북한 문제를 연구하는 사이노엔케이(SinoNK) 편집장을 맡고 있는 캐스카트 박사는 중국의 북한인권에 대한 태도가 서서히 변화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언론이 인권유린과 관련해 북한 지도자의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가능성이나 정치범 수용소와 탈북자 문제를 보도하는 등 국제사회로부터 지탄받는 북한 때문에 중국이 당혹해 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