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당국이 국가기밀 절취 혐의로 조사 중인 캐나다인 부부가 매주 단둥 자택에서 현지인들과 주일 예배를 드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들이 운영했던 커피 가게에 비치돼 있던 성경책이 압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캐나다 언론 매체인 ‘글로브 앤 메일(The Globe and Mail)’은 중국 당국에 지난 4일 체포돼 조사 받고 있는 캐나다인 케빈 개렛(54세)과 줄리아 개렛(53세) 부부가 매주 일요일 단둥 현지인들과 집에서 예배를 드렸다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5일 개렛 부부의 막내 아들 피터 개렛 씨의 말을 인용해 이들 부부가 운영하는 ‘피터스 커피 하우스’란 커피 가게에는 다른 책들과 함께 성경책도 비치돼 있었지만 지난 5일 모두 사라졌다면서 중국 당국에 의해 압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습니다.
영국의 로이터통신도 이날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민감한 북중 접경지역에서 드러내놓고 기독교 관련 활동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피터 개렛 씨는 아버지인 케빈 개렛 씨가 운영하는 커피 가게에서는 단둥과 신의주를 잇는 조중우의교가 육안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중국산 불법 물자들을 아버지가 취미 삼아 사진으로 찍기도 했다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북중 접경 도시인 단둥은 중국 당국의 민감한 군사지역이고 외교적으로 고립된 북한의 생명줄 역할을 하는 무역 통로이기도 합니다.
케빈 개렛 씨는 지난해 11월 캐나다의 한 교회에서 자신이 단둥 외곽에 기독교 선교 관련 시설을 운영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케빈 개렛: 저희는 중국에 기반하고 있고 북한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예수님이 계십니다...저희는 하느님의 말씀을 북한에 전하고 실용적인 대북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언론 등 외신들에 의하면 개렛 부부는 2008년 단둥에서 커피 가게 운영을 시작하면서 ‘노스 스타 에이드(North Star Aid)’란 대북 구호단체를 설립해 캐나다 당국에 정식 등록했습니다.
이 단체의 세금 관련 서류를 보면 매년 10만 달러에서 20만 달러 정도를 대북 지원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케빈 개렛 씨는 단둥에 정착한 후 정기적으로 북한에 드나들면서 식량과 생필품 등을 북한에 지원했습니다.
가장 최근 그는 지난 6월 말 북한을 방문해 앞서 지원한 두유 생산 기계의 상태를 점검하고 고아원 등 북한에서 새롭게 지원할 곳을 돌아봤다고 그의 아들인 피터 개렛 씨는 말했습니다.
한편 중국 베이징 주재 캐나다 대사관 측은 6일 현재 사건의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개렛 부부에 대한 영사 지원을 제공 중이라고 AFP통신에 밝혔습니다.
중국 당국은 앞서 지난 4일 군사기밀 절취 등 국가안보 위협 행위 혐의로 캐나다인 부부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