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특사 “북, 케네스 배 석방 확답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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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북한에 장기간 억류돼 있는 미국 시민 케네스 배 씨의 석방을 위해 30일 북한을 방문합니다. 킹 특사는 그러나 아직 그의 석방에 대한 북한 측의 확답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중국과 한국을 거쳐 일본을 순방 중인 미국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는 28일 일본 도쿄에서 10개월 째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석방을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킹 특사는 그러나 아직 북한 측으로부터 확실한 답을 들은 것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케네스 배 씨는 지난해 11월 라선을 통해 북한에 입국해 북한에 대한 적대범죄행위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하던 중 몸무게가 20여 킬로그램이 줄고 지병인 당뇨병, 간과 신장 기능 이상 등 건강이 매우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27일 성명을 통해 킹 특사가 북한의 초청으로 배 씨를 구출하기 위한 인도적 목적으로 30일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성명에서 킹 특사가 배 씨가 가족들과 상봉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특별사면을 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성명은 또 미국 정부는 배 씨가 지난 4월 30일 북한으로부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이후 수 차례 북한 당국에 사면을 요청했다고 덧붙였습니다. As the U.S. Government has on a number of occasions since the April 30 verdict, Ambassador King will request the D.P.R.K. pardon Mr. Bae and grant him special amnesty on humanitarian grounds so that he can be reunited with his family and seek medical treatment.

킹 특사는 앞서 2011년에도 북한에서 선교활동을 한 혐의로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에디 전 한국명 전용수 씨의 석방에 역할을 했습니다. 킹 특사는 당시 북한 식량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해 미국 정부를 대표해 사건 발생에 유감을 표시하고 전 씨의 석방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전 씨의 석방이후 미국과 북한은 비핵화와 식량지원에 관한 고위급 회담을 열고 이듬해 2월 29일 이른바 2∙29합의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집권 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합의가 무산되고 북한의 핵실험 이후 이어진 강경 발언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북 관계도 냉각기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한 간의 관계가 호전되면서 이뤄지는 이번 킹 특사의 방북으로 미국과 북한 간 외교적 진전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습니다.

킹 특사는 김 제1비서 체제가 들어선 후 북한을 방문하는 첫 번째 미국 고위 관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