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서 화상 북 남성 병원대신 대사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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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국적의 한 50대 남성이 지난 주말 러시아 모스크바의 야외에서 고기를 굽다 온 몸에 중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 북한 남성은 사고 직후 북한 대사관으로 옮겨졌으며 상태가 매우 악화된 뒤에야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합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요일인 지난 9일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의 마트베에프스키 숲.

다수의 북한 남성들이 술을 마신 채 야외에서 러시아식 꼬치구이 요리인 샤슐릭 준비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 때 한 50대 남성이 고기를 굽기 위해 액체 연료를 땔감 나무에 뿌리고 불을 지피는 순간 불꽃이 옷에 튀었습니다.

불은 순식간에 이 남성의 몸에 옮겨 붙었고 일행이 급히 불을 껐을 때는 이미 몸 전체의 60%에 1.2~3도 화상을 입은 뒤였습니다.

러시아의 인터팍스 통신은 11일 모스크바 근교에서 꼬치구이를 즐기려던 한 북한인이 전신 중화상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며 사고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함께 있던 일행이 사고 직후 환자를 병원 응급실 대신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으로 옮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후 상태가 매우 악화된 뒤에야 인근 스클리포소프스키 대학병원 응급센터로 후송됐고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는 겁니다.

화상을 입은 이 북한 남성의 정확한 신원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고 직후 북한 대사관으로 옮겨진 점을 감안하면 북한 외교관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한 외교 소식통은 11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 외교관들이 체재비 부족으로 제대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병원비 걱정 탓에 사고 직후 응급실 대신 대사관으로 후송됐다 상태가 더 악화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