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김혜숙 씨, 캐나다 의회 증언

북한의 열악한 인권실태를 적나라하게 밝히는 청문회가 1일 캐나다 연방의회에서 열렸습니다. 탈북자 김혜숙씨의 증언에 캐나다 의원들 모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캐나다 오타와에서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인 평안남도 18호 관리소에서 28년동안 수감생활을 했던 탈북자 김혜숙 씨.

1일 캐나다 하원 인권소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 씨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의 참상을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합니다.

이번 청문회는 캐나다 의회가 북한인권개선을 촉구하기 위한 발의문 채택을 앞두고 의원들이 북한의 실상을 알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김혜숙 씨는 정치범 수용소에서 일어났던 고문과 공개처형, 굶주림, 그리고 탄광에서의 비참한 삶을 생생하게 설명했습니다.


김혜숙:

관리소에서 공개총살과 교수형은 수도 없이 봤습니다. 탄광에서 일하는 남자들은 탄 가루를 얼마나 많이 마시는지 나이가 40정도 밖에 안되는 남자들도 많이 죽어 나갔습니다.

김 씨는 이날 청문회장에 자신이 직접 그린 18호 관리소, 또는 북창 18호 관리소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직접 옮긴 그림들을 갖고 나오기도 했는데요. 김씨는 각종 고문과 처형, 그리고 수용소에 같이 있던 사람들이 굶주림에 인육까지 먹었다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북한을 탈출해 라오스와 타이를 거쳐 한국으로 오기까지의 그 고난의 과정을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또한 13년동안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하루종일 석탄채굴을 하는 바람에 지금도 폐병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청문회 마지막엔 2003년 홍수에 휩쓸려간 두 자녀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해 참석자들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김 씨의 증언을 들은 캐나다 의원들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2009년 11월 북한인권 발의문을 냈던 배리 데볼린 연방하원의원은 김씨의 증언을 듣고 숨이 막힐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배리 데볼린:

김혜숙 씨의 증언을 들으면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편 오는 3일엔 캐나다의 북한인권협의회의 이경복 회장과 함께 북한에서 의술을 펼치다 지금은 북한인권문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 씨의 증언을 듣는 청문회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