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상봉을 무산시킨 북한 규탄한다”

0:00 / 0:00

앵커 : 북한의 일방적인 통보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남한의 이북 실향민들이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산가족 상봉무산 대북 규탄대회를 열었습니다.

규탄대회 현장을 노재완 기자 다녀왔습니다.

“내 부모! 형제자매! 죽기 전에 만나보자!” 이산가족들이 조속한 상봉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금강산에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북한이 무기한 연기한 것에 대한 이산가족들의 하나 된 목소리입니다.

홍성윤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 회장 : 다시 한 번 우리 이북도민들은 하루빨리 생사확인과 서신교환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이 대규모로 정례화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이산가족으로 구성된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와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회원 400여 명은 27일 낮 서울 중구 한국언론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도주의적 문제인 이산가족 상봉을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돌연 연기한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가 없다"며 북한 정권을 규탄했습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애써 외면하면서 이산가족 문제를 자신들 체제유지에만 이용해 온 북한이 이번에는 진행 중인 상봉행사를 걷어차는 반인륜적 망동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백군태 이북도민청년연합회 명예회장 : 이에 우리 이산가족들은 60여 년 동안이나 가족의 생사조차 알려주지 않고, 제멋대로 열었다 닫았다 하는 북측의 상습적 만행에 분노를 금치 못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이에 앞서 이상철 일천만이산가족위위원회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상철 : 18차례 1천800여 명이 상봉했지만 면회에 불과했고 상봉 이후에 한가족도 재결합을 못했으며, 연락조차 주고받지 못한 채 기약 없는 이별로 비인도적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규탄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현장은 상봉 연기에 대한 분노 때문인지 시종일관 격앙된 분위기였습니다.

준비한 구호판에는 ‘혈육의 정, 볼모로 한 패륜행위 규탄한다’, ‘반인륜적 상봉무산 강력히 규탄한다’ 등 거친 표현의 문구가 담겨 있었으며, 김정은 정권을 비난하는 플래카드들이 눈에 띠었습니다.

규탄대회를 마친 후 이산가족들은 하루빨리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길 염원하는 마음에서 한국언론재단에서 광화문 앞 광장까지 구호판을 들고 거리행진을 펼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