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의 인권 문제를 알리기 위해 미국 순회 공연을 하고 있는 평양예술단 단원들과, 국제 인권 단체 관계자들이 30일 워싱턴에 주재한 중국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갖고 탈북자에 대한 강제 북송의 중단과 난민 지위의 인정을 촉구했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이날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주재한 중국 대사관 앞에서 한국과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로 구성된 평양 예술단 단원들과 미국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와 인권관계자들 그리고 워싱턴 인근의 일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내 탈북자들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ACT: 시위 소리
평양 예술단을 이끌고 있는 마영애 대표는 지난 1월부터 미 전역을 순회공연하며 북한과 중국에서 고통 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실상을 미국인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밝히고, 특히 중국 정부에 대해 탈북자의 강제 북송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습니다.
마영애: 북한의 인권은 개선되지 않고 중국에서는 탈북자들을 북송하고 우리가 이런 가슴아픈 사연들을 참을 수가 없어서 이번에 평양 예술 공연단이 북한의 인권 실상을 알리고 북송을 중단하기 위한 활동을 목적으로 미국에 들어왔습니다.
역시 평양 예술단의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탈북자 방미선 씨는 먹고 살기위해 국경을 넘은 탈북자들이 중국 당국의 탈북자 색출과 강제북송으로 북한에서 고문과 감금의 위험에 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방씨는 탈북 여성들은 인신매매와 강제결혼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면서 중국정부가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보호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방미선: 김정일과 손을 잡지 말고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낳은 아이들과 생이별하고 북한으로 북송되는 탈북 여성들의 고통을 헤아려 줬으면 좋겠습니다.
방씨는 자신도 8년 전 남편이 굶어 죽은 뒤 두 자식에게 밥이라도 배불리 먹여주겠다는 일념으로 탈북을 감행했지만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한으로 강제 송환됐던 경험을 소개하고, 당시 수용소에서 당한 고문으로 지금도 다리를 절룩거린다고 말했습니다. 방씨는 지난해 미국의 북한인권위원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증언을 하다말고 의자에 올라가 검은색 긴 치마를 걷어 올리고 고문의 끔찍한 상처가 남아있는 왼쪽 허벅지를 드러내 기자회견장을 충격에 빠뜨린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을 계기로 북한인권 문제의 개선을 위해 앞장서서 활동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방미선: 국제사회가 다 나서는데 내가 겪은 고통을 다른 사람들이 다시 겪지 않도록 저도 나서서 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나섰습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미국인 학생 제임스 그린 씨는 친구로부터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린씨는 미국정부에 대해서도 탈북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중국에 대해 압력을 가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제임스: 중국 정부의 탈북자 정책은 인권침해라고 봅니다. 중국은 당연히 탈북자들을 북한을 돌려보내지 말고 난민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온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도 이날 탈북 여성들의 증언에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하면서 북한의 인권 유린과 중국 정부의 강제북송 정책이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중국 대사관 앞에서 행사를 마친 평양 예술단 소속의 탈북자들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미국내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공연을 펼칠 예정이며 이후 4월 말에는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열리는 서울로 장소를 옮겨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