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체코 대사관, 신동혁 초청 강연

지난 18일 미국 워싱턴 주재 체코 대사관에서 탈북자 신동혁 씨가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 18일 미국 워싱턴 주재 체코 대사관에서 탈북자 신동혁 씨가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국 주재 체코 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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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주미 체코 즉 체스꼬 대사관은 지난 18일 14호 개천수용소에서 태어난 신동혁 씨를 초청해 북한 정치범수용소 내 어린이 인권 유린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체코 대사관은 18일 ‘북한수용소 내 어린이 수감자들(North Korean Child Prisoners)’라는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태어나 23년 간을 수용소 바깥 세상을 알지 못하고 살았던 탈북자 신동혁 씨로부터 수용소 내 인권유린의 참상, 특히 아동의 인권침해에 관해 듣는 기회를 제공한 것입니다.

이 행사를 기획한 주미 체코 대사관의 로버트 레학(Robert Rehak) 문화담당관은 1989년 총성없는 혁명으로 공산주의를 몰락시키고 민주화를 이룬 체코인으로서 북한 인권 개선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레학 문화담당관 : 독재정권에서 민주주의를 이룬 경험을 바탕으로 아직도 주민의 인권을 박탈하는 북한 독재체제의 인권 개선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할 의무를 느꼈습니다.

레학 담당관은 북한에 수백, 수천 명의 죄없는 어린이가 강제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따라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들의 인권과 자유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토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레학 담당관은 스스로도 학생시절이던 1989년 참가한 ‘벨벳 혁명’이라는 체코 민주화 혁명은 시민사회가 이룩돼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레학 담당관 : 체코에는 공산 독재정권에 저항할 수 있는 시민사회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에 평화로운 민주혁명이 성공한 것입니다.

1968년 민주화 운동 ‘프라하의 봄’이 당시 소련군에 의해 무력진압 된 후, 인권운동가의 길을 걷던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은 오랜 기간 감옥에 수감됐지만 결국 1989년 시민포럼을 조직해 대규모 비폭력 시위을 성공으로 이끌고 체코의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레학 담당관은 이와 같은 체코의 경험을 북한의 인권개선과 민주화를 위해 나누기 위한 이번 행사에 당초 예상했던 80명 보다 많은 120여 명이 참석해 행사장이 꽉 찼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관리, 인권단체 관계자 이외에 절반 이상이 인근 대학생이었다며 미국 젊은이들의 북한인권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에 놀랐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행사가 자신이 10여 년 간 문화담당 외교관으로 일하면서 개최한 행사 중 가장 감동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레학 담당관 : 신동혁 씨가 "수감자들은 수용소 내에서 돌아다니는 쥐보다도 자유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이 자꾸 뇌리에 스칩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의 대표적 대북인권단체 디펜스 포럼의 수잔 숄티 대표 등이 함께 발제자로 나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고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