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부모 중 한쪽이 북한 공민이어서 북한주민으로 등록된 반쪽 짜리 화교(다문화 2세)들에 대해 거액을 바치면 완전한 화교, 즉 중국 공민으로 인정해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부모 중 한쪽이 북한 국적이면 그 2세들은 무조건 북한 국적으로 등재되는 북한의 제도로 인해 중국인 아버지나 어머니를 둔 북한의 2세들이 북한공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게 북한의 현실입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당국은 거액의 돈을 받고 이들 중국계 다문화가족 2세들의 북한 국적을 말소시켜 주고 이들이 중국 공민으로 등재되는 길을 열어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그 금액이 웬만한 사람은 감당하기 어려운 거금이어서 중국 공민자격을 획득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반쪽)화교 2세들이 발을 구르고 있다는 것 입니다.
중국과 북한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를 하고 있다는 평양의 화교 왕 모 씨는 “아내가 북한 공민이어서 자식들 둘이 모두 북한국적으로 되어 있는데 아이들 장래를 위해 중국 공민(화교) 자격을 얻으려 한다”면서 “국적을 변경해주는 대가로 북한 당국이 한 사람당 미화 1만 달라의 거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평양에 거주하고 있는 또 다른 화교 주 모 씨도 “세 명의 자식 중 하나는 중국 공민(화교)으로 국적을 바꿔놓았지만, 나머지 둘은 돈이 없어 현재 국적 변경을 하지 못하고 있다” 면서 “같은 부모한테서 태어난 형제들이 돈이 없어 국적은 중국과 조선으로 나누어져 있는 이상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주 씨는 “부모 중 한쪽만 화교여서 북한국적으로 등재된 반쪽 짜리 화교들이 중국 공민 자격을 열망한다는 점을 이용해 북한당국이 치졸하게 외화벌이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이와 관련 한때 청진에서 ‘화교위원장(화교협회장)’을 지낸 적이 있다는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과거 김일성 시대에는 아버지가 화교이면 그 자녀들은 중국 공민으로 등재가 되었고 어머니가 화교인 경우도 부모가 원하면 자녀들을 중국 공민으로 등록하는 게 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일위원장 집권 이후부터 부모 중 한쪽이 북한 공민일 경우 그 자녀들은 무조건 북한 공민으로만 등재 시키는 제도가 시행되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북한 당국은 부모 중 한쪽만 화교인 반쪽 화교들에 대해 군입대를 금지시키고 입당과 공직임명에서 배제시키는가 하면 대학진학에서도 차별하는 등 모순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화교들은 대부분 중국으로 이주하고 아직까지 북한에 남아 있는 화교들은 자녀들 이 북한국적이어서 어쩔 수 없이 북한에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