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지난 15일 미국의 명문대학 컬럼비아대학에서 미국의 북한 전문가와 탈북자들이 모여 북한의 인권과 정치, 사회적 현실을 분석, 발표하는 대규모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뉴욕에서 정보라 기자의 보돕니다.
‘베일에 쌓인 국가, 북한’이라는 제목으로 인권, 정치, 사회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북한의 어제와 오늘의 모습을 비교, 분석한 토론회가 지난 15일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렸습니다.
탈북자를 포함해 미국의 인권단체와 국가정보기관, 학계, 유엔 등에 소속된 전문가들이 연사로 초청된 이날 토론회는 이 학교 한인학생회 주최로 마련됐습니다.
컬림비아대 한인학생회는 1980년대 한국의 독재정치 시절 인권 문제를 알리기 위해 재학생들이 창설한 조직으로 ‘코리아 포럼’이라는 제목의 토론 및 강연 행사를 지금까지 109차례 열어 왔습니다.
이번 109회 ‘코리아 포럼’이 북한을 주제로 삼은 것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 문제와 정치, 경제적 상황이 현재 전세계 이목을 끌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인학생회 임지성 회장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행사는 외부에 홍보된 지 하루만에 행사장의 수용 가능 인원을 훨씬 초과하는 200명 정도의 참가 신청을 받고 더 이상 받지 못했습니다.
임지성 회장: 참가 대기자 수만 해도 한 90명이 됐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관심이 정말 많았습니다. 북한이 어떤 나라인가를 알고 싶어해 관심이 컸던 것 같아요. 이번 테마가 '베일에 쌓인 나라, 북한'이었거든요. 그런 것에 좀 공감을 하시는 것 같아요. 북한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것 같지만 알지 못하고, 그리고 알고 싶지만 알 기회가 없었던, 이렇게 느꼈던 분들이 꽤 있는 것 같아서요.
이날 토론회는 탈북자 조셉 김씨의 이야기로 시작해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습니다.
북한 꽃제비 출신으로 탈북 후 2007년 미국에 입국해 현재 미국의 대학에서 국제경제학을 공부하고 있는 김씨는 가난과 배고픔 속에서 어떻게 북한을 탈출했으며 탈출 후 중국에서 그리고 미국에서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전했습니다.
김씨에 이어 미국의 대북인권단체 ‘링크(LiNK)’의 박석길 디렉터가 나와 변화하는 북한 사회에 대해, 그리고 캐나다 의회에서 인턴십을 하고 있는 탈북자 이성민씨가 한국과 북한에서의 삶의 차이점을 소개했고, 유니온신학대학의 정현경 교수는 북한 여성의 삶이 어떠한지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2부에서는인터넷 블로그 ‘북한 리더십 와치’의 마이클 매든 편집장이 북한의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지도자의 정책과 대외 관계를 분석 발표했고, 터프스대학 이성윤 교수가 나와 북한을 내다보는 한국 정부 입장의 진위가 무엇인지를 전했습니다.
이어서 수미 테리 컬럼비아대학 웨더헤드 동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해, 알렉산더 일리체브 유엔사무국 정치담당부장은 유엔의 입장이 아닌 개인적 차원에서 내다본 한국-미국-북한의 건설적 대화 방향에 대해 각각 발표했습니다.
컬럼비아대학의 학생과 교수뿐 아니라 인권, 정치 분야의 전문가, 그리고 북한에 관심있는 일반인이 두루 참석한 이날 행사에 대해 참석자 강영준씨는 “각계 전문가들의 분석 내용이 다양하고 신선했다”고 말했습니다.
강영준 뉴욕 IT 회사 마케팅 매니저: 이번 포럼에는 최근 북한 소식을 듣고 싶어 왔습니다. 왔는데 각 분야 전문가들이 깊은 분석과 의견을 나눠주셔서 참신했던 이벤트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자꾸 찾아가면서 식견을 넓힐 계획입니다.
임지성 회장: 저희의 처음 기획 의도부터가 다양한 관점에서 북한을 보면서 북한을 조금 더 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특히 북한을 둘러싼 이슈만 꼬집는 것이 아니라 건설적인 대화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이디어와 생각들이 다르지만 열린 마음을 가진 분들을 많이 불렀거든요. 성숙한 토론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한편 강씨는 “전문가들의 발표 내용이 한국과 미국, 북한을 중심으로 소개됐는데, 사실상 북한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중국과 같은 주변국들의 관점이 거의 없어서 아쉬웠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