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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당국이 국경지역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중국으로 탈출하는 비용이 대폭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 보안기관들의 호상감시가 가격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들어 북한 보안기관들이 북부 국경지역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결과 탈출비용, 즉 국경을 넘는 비용이 대폭 올랐습니다.
북한에서 건너오는 탈북자들을 전문 안내하고 있는 중국 길림성의 한 국경부락에 살고 있는 조선족 박금화(가명. 47세)씨는 “요즘 조선에서 국경 단속이 강화되어 도강비가 곱절 올랐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밝혔습니다.
대화 내용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박금화: 도강하는 거요, 아유, 지금 300~350만원($ 2,600~3,100)까지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압록강만 넘기는 것을 그렇게 부르긴 불러요. 그래서 저는 도저히 그게 돈이 너무 들어서요, (북한 쪽 안내자)아이들에게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했어요.
기자: 그럼 군대들이 그만큼 요구하는 가요?
박금화: 군대들이 먹어야 되고 넘겨주는 사람들이 먹어야 하니까 그런데, 중대장 같은 것들은 그냥 250~300만원 내라고 하는데, 여기 넘겨주는 사람들이 거기다 50만원 붙이고, 100만원을 더 붙이고 해서 350~400만원까지 해요.
기자: 그런데 어디까지 오는 게, 그냥 강을 넘어오는 것만 그렇게 요구합니까?
박금화: 그냥 넘겨주는 것만 그렇게 부른다니까, 그리고 심양까지 나오려면 인민폐 5천500위안($850)을 실어오는 사람들에게 줘야 해요. 그래서 요즘 잘 안되요.
박씨는 “며칠 전 함흥에서 나온 사람을 한 명 넘겼는데, 한국에 있는 그의 친척들이 350만원, 미화 3천 달러를 군대들에게 줘서야 겨우 강을 건너왔다”면서 비용이 오른 것은 올해 초 부터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길림성 연길시 모처에 은신하고 있는 탈북자 최춘선(가명. 37세)씨도 지난 1월 한국에 있는 가족의 연락을 받고 중국으로 나왔습니다. 그도 역시 “지난 1월 강원도의 집을 떠났는데, 국경으로 나올 때 너무 감시가 심해 약 9일 만에 국경에 도착했다”면서 함북 청진까지 나올 때는 괜찮았는데, 청진에서 국경까지 나오는데 너무 검열이 심해 열차를 타지 못하고 200리 산길과 강을 순전이 걸어왔다고 말했습니다.
국경까지 나오는 도로상에 국가안전보위부 10호 초소와 보안서 소속 초소가 무려 4개씩이나 지키고 있어 모두 에돌아야 했고, 국경으로 통하는 산길이나 냇가에도 인민보안서 소속 규찰대들이 잠복해 있어 검문을 당하기가 쉬었다는 것입니다.
도강비가 오른 이유는 중국 쪽 변방 지역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 것도 원인입니다.
중국 길림성 용정시의 한 국경부락에서 탈북자들을 안내하고 있는 브로커 왕선자(가명. 47세)씨는 “이전에는 탈북자들을 움직일 때 파출소 차를 이용하곤 했는데, 지금은 성에서 내려온 기동검열대가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에서 검문을 하기 때문에 예전과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민이 사는 부락에서 용정시로 나가는 도로에는 과거에 초소가 없었지만, 지금은 마약 검색을 하는 경찰들이 상주하고 있어 탈북자들을 빼내기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중국 길림성 장백현에서 심양까지 탈북자 한명을 데리고 가는데 만해도 변방대와 공안국을 피해가야 하기 때문에 미화 1천 달러를 줘야 한다는 게 이곳 길 안내자들의 설명입니다.
이렇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탈출 비용 앞에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은 가족들을 빼내지 못해 걱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요즘 돈 벌기도 어려운데 북한 국경경비대들은 한국에서는 만 원짜리 지폐가 공원에 깔린 것처럼 생각하는지 자꾸 가격만 올린다”면서 “가격이 자꾸 오르면 손을 대지 못한다”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국경경비대들은 도강비용이 오르는 이유에 대해 이전에는 경비대가 독자적으로 국경을 관할했는데 지금은 노동당, 보위부, 보안서 등 모든 권력기관들이 다 몰려들어 서로 감시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돈을 나눠주기 위해서는 당연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경수비대는 결혼준비와 가정부양을 위해 탈북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제대되기 전까지 '1만 달러 벌기 운동'을 벌이는 게 관행이라고 현지 주민들은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