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오르는 도강비, 2천만 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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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주민들이 탈북을 위해 부담하는'도강비'가 김정은 집권 이후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탈북을 눈감아주고 돈을 받는 사람들이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중국으로 탈출하기 위해 북측 국경경비대 등에 내는 ‘도강비’가 한국 돈 기준 평균 1500만 원(1만3300 달러)에서 많게는 1800만 원(1만6000 달러)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수의 북한 인권 단체들에 따르면 ‘도강비’는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 사이 올랐습니다. 이전의 ‘도강비’는 1000만 원(8900 달러) 수준으로 형성돼 있었다고 합니다.

안명철 엔케이워치 대표: 북한 주민이 두만강이나 압록강을 넘을 때 지불하는 도강비가 현재까지 1500만 원 수준으로 오른 상황입니다. 이 돈을 주고도 탈북을 주선하는 브로커를 찾기 힘듭니다.

탈북하려는 주민들이 늘어났다기보다는 탈북을 용인하거나 방조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이 ‘도강비’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탈북을 방조한 자에 대한 처벌이 대폭 강화됐기 때문입니다. “탈북에 관여한 자는 죽는다”는 인식이 북한 사회에 퍼져 있다는 것이 단체들의 설명입니다.

정광일 ‘노체인’ 대표는 “과거에는 국경경비대원 정도만 매수하면 됐는데 이제는 간부를 매수해도 탈북하기 힘들다”면서 “적어도 보위성원이 연계돼 있어야 탈북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인권 단체들에 따르면 ‘도강비’는 김정은 집권 이후인 2012년께부터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하면서 현재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김정은 집권 직전의 ‘도강비’는 한국 돈 기준 200~400만 원(1780~3500 달러)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5만 원(45 달러) 수준이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남한으로 입국한 탈북자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시기와 ‘도강비’가 급상승하기 시작한 시점이 비슷하다는 점도 주목해볼 만합니다.

남측 통일부에 따르면 김정은이 집권하기 직전 5년동안 매년 남한으로 입국한 탈북자 수는 2400여명에서 2900여명 사이였습니다. 반면 김정은 집권 이후 현재까지 한국으로 매년 들어오고 있는 탈북자 수는 1200여명에서 1500여명 수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