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하원의 로스-레티넌 외교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효자동에 있는 중국 대사관 앞에서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지난 2월 13일 이후 101째 계속되고 있는 집회 현장을 미국의 중진급 정치인이 찾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과 함께 기자 회견장에 나타난 로스-레티넌 외교위원장은 ‘나도 피난민’이라며 자신을 소개합니다. 여덟 살 때인 1960년 쿠바를 탈출했던 가정사를 언급한 겁니다.
그래서 자신도 탈북 난민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말합니다.
“탈북 난민이 원하는 건 중국에서 한국으로, 또는 다른 민주주의 국가로 안전하게 이동하는 것뿐”이라고도 강조합니다.
하지만 로스-레티넌 위원장은 “중국 정부가 산모와 신생아마저 강제 북송하고 있다”면서 “세상에 어떤 정권이 신생아마저도 찾아내 구금하느냐’며 중국 정부를 비난했습니다.
로스 레티넌: 우리는 억압받는 북한 주민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여 줄 것을 중국인들에게 직접 촉구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리고 3천년 전 모세(Moses)가 파라오(Pharaoh)에게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차가운 가슴을 가진 중국 정권(cold-hearted regime in Beijing)에게 요구합니다. 후진타오 주석, 탈북자들이 자유로운 곳으로 갈 수 있게 해 주시오!
모세는 기원전 13세기경에 이스라엘 민족을 이집트의 노예 상태에서 해방시킨 지도자입니다. 그리고 파라오는 이집트의 왕을 이르는 말입니다.
로스-레티넌 위원장은 2007년 미 의회의 일본군 위안부 규탄 결의안과 지난해 국군포로와 전시납북자 송환 촉구 결의안을 각각 주도했고, 지난달에는 북한인권법을 5년 재연장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바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 소속인 로스-레티넌 위원장은 12선 중진의원으로, 비확산과 인권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특히 한반도 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한미관계를 적극 지지하는 의정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국의 외교통상부는 설명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양대학교는 23일 로스-레티넌 위원장의 이 같은 공로를 인정해 명예 정치학 박사 학위를 수여했습니다.
미 하원 의원 5명과 함께 22일 밤 서울에 도착한 로스-레티넌 위원장은 23일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하고, 24일 서울에 있는 미군 부대와 전방 DMZ 비무장지대를 시찰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으며, 25일 출국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