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북한이 국경연선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탈북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가족들을 동반한 탈북이 빈번해져 애꿎은 주민들이 곤경에 처해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국경연선 감시를 위해 2중, 3중의 경비선을 구축했지만 목숨을 건 주민들의 탈북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특별경비기간임에도 가족들을 동반한 탈북사건들이 잇달아 발생해 북한 당국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새해를 맞으며 특별경비기간이 선포된 데다 국경경비대에 검열까지 붙어 압록강 부근에 접근조차 어렵다”며 “그런데도 중국으로 도주한 가족들이 많아 인민반장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올해의 경우 북한은 설날과 함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생일이 이어지면서 특별경비기간이 1월 10일까지 잡혀 있다는 것입니다. 또 1월 10일부터 국경경비여단들에 대한 국가보위부와 인민내무군 검열이 시작돼 그야말로 국경은 철통같은 경비망들로 둘러싸였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벌한 경비선을 뚫고 혜산시 강안동 떼동다리 근처에 살던 박 씨성의 한 가족 3명이 설명절 휴식일 동안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도주해 새해 첫날부터 온 인민반이 소란스러웠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양강도의 대학생 소식통도 “‘김정숙 사범대학’ 지도원 학부에서 공부하던 한 제대군인 학생이 며칠 전 갓 결혼한 아내와 함께 중국으로 도주했다”며 “이 때문에 학부 대대장과 당세포비서가 보위부에 불려 다니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혜산시 연봉2동에 자리 잡고 있는 ‘김정숙 사범대학’은 설을 앞둔 지난달 26일, 한 제대군인 학생이 자기 부인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져 큰 소동을 빚는 등 연이은 사건들로 매우 어수선하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회령시 망양리에서 설명절 준비를 위해 몰래 중국을 다녀 온 한 주민이 보위부단속에 걸렸으나 도주해버린 사건이 있었다”며 “보위부에 구속되게 되자 지난 7일 밤에 아내와 두 자식을 데리고 두만강을 건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하면 회령시 남문동에서도 9일, 외화벌이사업소 당 부비서가 갓 결혼해 자식을 본 아들과 며느리까지 모두 데리고 중국으로 탈북해 보위부에 비상이 걸렸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최근에 일어난 탈북사건들은 대부분 가족들을 동반한 집단 탈북사건이어서 주변에 주는 충격이 상당하다”며 “더욱이 특별경비 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도주해 해당 국경경비대 간부들은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