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도청·함정수사 탈북자 단속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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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중국에서 탈북자들이 붙잡힌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국 당국의 단속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잊을 만 하면 발생하는 탈북자 단속, 현지 사정은 어떤지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탈북자 체포사건과 관련해 탈북자 구출 브로커, 즉 중개인들은 중국당국의 감시가 강화된 점을 우선 꼽았습니다.

수년째 북한과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을 구출하고 있는 한국 거주의 최 모 씨는 중국 공안이 브로커를 색출하기 위해 전화도청부터 시작해 위장 탈북자를 접근시키는 '함정수사' 등 과거보다 상당히 진화되었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최 씨: 요즘 우리도(브로커) 중국에 들어가려고 하지 않아요. 중국 현지 사람들과 만나려고도 하지 않아요. 혹 들어가는 브로커들도 더러 있지만, 위험해서 들어가지 않아요.

최 씨에 따르면 탈북 중개인들은 대부분 중국에 입국하지 않고 한국에서 전화로 현지 중국인들을 고용하고, 이들에게 사례비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구출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 당국은 한국 국적의 탈북 브로커를 체포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거나 수만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 수위도 높이고 있습니다.

또 중국이 외국인 불법 체류자 단속을 강화해 열차를 통해 길림성에서 남방까지 이동해야 하는 탈북자들의 움직임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최 씨는 말합니다.

최씨: 연길에서 심양까지 나오는 데 인민폐 1만 위안($1,600) 정도 줘야 돼요. 이제는 열차를 못 타요. 힘들어요. 힘들어…이젠 제 차를 가지고 움직여야 돼요.

중국 정부는 2012년에 '중화인민공화국 국경출입관리법'을 제정하고 불법 입국한 외국인을 단속한다는 이유로 열차와 버스 승차시 신분증 검사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동남아 등 제3국으로 가기 위해 중국 내륙을 벗어나려는 탈북자들은 대중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비싼 돈을 들여 개인차를 이용하게 된다고 최 씨는 말합니다.

이처럼 개인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 중국 내 인솔자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여러 명이 함께 움직이도록 하는데, 이 과정에 공안에 발각될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고 그는 지적합니다.

한편, 중국 당국의 단속이 강화된 것과 더해 탈북 비용이 올라 탈북자들의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

현재 중국에서 동남아 태국까지 이동하는 탈출비용은 일인당 2천500~3천 달러.

이처럼 중국에서 동남아로 가는 드는 비용은 십년 내내 변함이 없는 반면, 북한에서 중국으로 탈출하는 비용은 10년 전보다 열배나 올라 이를 부담해야 하는 한국 내 탈북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중국 당국은 압록강과 두만강 일대의 주요 탈북 경로로 알려진 국경 일대에 고해상도 감시카메라를 곳곳에 설치하고, 철조망을 증설하고, 신고용 휴대전화를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등 봉쇄에 주력하고 있어 날이 갈수록 탈북자 단속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복수의 안내자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