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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당국이 국경절을 앞두고 북-중 국경연선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경을 넘다 체포된 탈북자들을 별다른 조사도 없이 며칠 만에 북송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국 공안당국이 10월 1일 ‘국경절’을 맞으며 북·중 국경연선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변방지역에서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돕는 조선족 주민 백 모씨는 “두만강을 건너 조선(북한)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경계가 너무 심해 어떻게 도와줄 수 없다”며 “게다가 국경절을 맞으며 ‘따쏘프’(가택수색 형식의 검열)가 있어 이미 들어 온 탈북자들을 보호하는데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중국에 은신해있는 북한주민들을 구출하고 있는 탈북여성 강은미(가명)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강은미 녹음 : 단속이 얼마나 심한지 모릅니다. 지금 어제, 그저께도 심양 그쪽으로 가다가 16명이나 잡혔지 않습니까? 국경절을 쇠고 가야합니다.
기존에 중국당국은 탈북자들을 체포한 다음에 도문 감옥이나 단둥시 구류소에서 2달 정도 수용하면서 조사를 마친 후 북한 당국에 넘겨주었는데 올해부터는 별다른 조사도 없이 탈북자로 확인되면 1~2주 내로 북송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돕는 브로커들의 경우 탈북자들이 공안에 체포되면 미처 손쓸 새가 없다고 백 모씨는 말했습니다. 여느 때도 단속이 심했지만 ‘국경절’을 맞으며 집중단속 기간이어서 매우 힘들다는 것이 백 모씨의 증언입니다.
한편 탈북자들에 대한 중국 공안의 단속이 대폭 강화된 원인이 가을 수확기를 맞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굶주린 북한주민이 탈북 목적이 아니라 중국의 농작물을 훔쳐가기 위해 국경을 건너는 경우가 많다는 얘깁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압록강을 건너 중국 사람들의 밭을 습격하는 (북한) 사람들이 많다”며 “보통 네다섯 명씩 조를 지어 가기 때문에 밭을 지키는 중국 사람들도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경연선의 주민들이 무리를 지어 중국인들의 밭을 습격하는데 밭주인이 나타나면 오히려 폭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는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에 의한 농작물 도난 피해가 확산되자 중국 당국도 방지차원에서 국경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의 밭을 습격하다 잡힌 사람들은 중국 감옥에 갇혀 며칠 동안씩 굶기도 하고 전기곤봉으로 고문을 당한다”고 말해 국경을 넘다 잡힌 북한 주민들에 대한 중국 공안당국의 인권침해 사례를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