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탈북자 정착지원 기관인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이 갓 남한에 들어온 탈북자들에게 먼저 정착한 탈북자들의 '조언'을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올해로 세번째 열리는 행사입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 선배 12명이 탈북 후배 150명 앞에서 자신들의 ‘남한 정착기’를 발표하는 행사가 27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렸습니다.
남북하나재단이 ‘2016 북한이탈주민 정착경험사례 발표대회’라는 이름으로 개최한 이번 행사는 ‘탈북 선배’들의 남한 정착 경험담을 ‘탈북 후배’들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재단 측은 12명의 발표자는 92명의 응모자 가운데 두차례 예선을 거쳐 최종 선발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발표자 가운데 세번째로 무대에 선 김영순 씨는 “남한 용어도 모르는 상황에서 열심히 노력해 취득한 자격증만 6개”라며 자신의 정착기를 소개해 ‘탈북 후배’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김영순 씨: 우리 가족은 한국에 와서 국가기술 자격증 부자가 됐습니다. 제가 6개, 아들이 4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월 300만원 이상을 받으며 일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북한에 있을 당시 15년간 기계공으로 일했던 김 씨는 남한에서 직업교육 학원을 다니며 자격증 4개를 취득했다고 말했습니다. 전기용접과 특수용접, 굴착기와 지게차 운전 등 모두 건설현장에서 필요한 자격증들입니다.
김 씨는 건설업에 종사하면서 ‘타워크레인’이라는 고층 건물 건축용 중장비 기사 자격증까지 취득했습니다. 앞서 따놓은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포함하면 김 씨는 총 6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는 ‘자격증 부자’인 셈입니다.
이후 업계에서 인정받은 김 씨는 여러 업체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이에 김 씨는 “여러분들도 꿈과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면 그 꿈이 이뤄진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실패와 실수는 도전을 낳는다’, ‘내 꿈은 통일 교육 전문가’ 등의 내용을 담은 탈북 선배 11명의 정착기도 발표됐습니다.
손광주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은 정착기 발표에 앞서 축사를 통해 “탈북자 성공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손 이사장은 “정주영 전 현대 회장은 북한의 강원도가 고향인 1세대 탈북민으로서 여러분의 선배”라며 “탈북민 3만명 시대에 제2의 정주영 회장이 3만 탈북민 속에서 나올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손 이사장은 “오늘은 탈북민이 한국에 정착하면서 얻은 진솔하고 땀 냄새가 짙게 배어나는 이야기의 장”이라면서 “12명의 대한민국 정착기는 새내기 하나원생들의 정착 의지를 높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발표대회에는 하나원 222기부터 224기의 교육생 150명이 참석했습니다. 통일부 산하 기관인 하나원은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 배출되기 전 사회적응 교육을 받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