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에 지쳐 먹을 것을 찾아 고향을 떠난 탈북자들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요? 15일 미국 워싱턴에선 중국과 한국에서 지내고 있는 탈북자들의 생활상을 들어보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홍알벗 기잡니다.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서 살고 있는 북한주민들의 삶 역시 고난의 연속입니다.
특히 북한과 동맹국인 중국에선 한시도 마음놓고 잠자리에 들 수가 없습니다.
미국의 우드로 윌슨 국제연구소가 15일 마련한 토론회에선 중국과 한국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탈북자들의 모습이 소개됐습니다.
탈북여성의 80%가 중국인들에게 팔리고 있으며 중국 공안에 붙잡힌 탈북자는 다시 북한으로 강제송환돼 고문과 공개처형 등을 당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탈북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는 중국 정부의 '한자녀 갖기 운동'때문에 중국내 여성인구가 감소하면서 극심해졌다게 이유입니다.
중국의 사례를 발표한 디펜스포럼재단의 수잔 숄티 대표는 중국 내에서 인권유린을 당한 탈북여성들은 다른 곳에 가서도 충격의 후유증으로 정신적 질환에 시달린다고 말했습니다.
[수잔 숄티 / 미국 디펜스포럼재단 대표] "현재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탈북자인권유린은 지구상의 그 어떤 문제보다도 더 끔직하고 비극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같은 민족이라고는 하지만 한국에서의 사정도 그리 만만치만은 않습니다.
영국 크랜필드대학의 헤이즐 스미스 교수는 1993년 이후 한국으로 유입되는 탈북자 수가 급증하면서 한국정부의 지원이 대폭 줄고, 또한 많은 이들이 사회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탈북자 자녀들의 학교 부적응과 60%에 육박하는 탈북자 실업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헤이즐 스미스 / 영국 크랜필드대학 교수] "사람은 다른 곳으로 가게 되면 문화적 충격을 받게 됩니다. 특히 그 사람이 성장한 곳과 크게 다른 곳이라면 그 충격이 더합니다."
하지만 스미스 교수는 다행히도 한국정부가 올해 초 북한이탈주민재단을 신설하는 등 탈북자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한국내 탈북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아피차이 쉬퍼 연구원이 일본 내 조총련 즉,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소속 조선인들의 힘든 삶을 소개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쉬퍼 교수는 일본인 납북문제를 비롯해 핵과 미사일 개발 등으로 북한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어 일본 내 조총련계 조선인들이 많은 피해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총련계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또래의 일본인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피차이 쉬퍼/캘리포니아대학 연구원] "조총련계 조선인들은 일본에서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누구든 일단 북한체제를 따른다고 보여지면 그 순간부터 그렇게 되고 맙니다."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 탈북자들에게 좀 더 많은 관심과 도움, 그리고 탈북자 자신들의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