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일부 언론 부정적 면만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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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탈북자 2만 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남한의 주요 언론들이 특집을 마련해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 실태에 대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잘 적응해서 살고 있는 성공사례들도 있지만. 어떤 기사들은 일부 탈북자들의 부적응 실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탈북자들은 불편한 마음을 나타내면서 탈북자들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 위해서라도 언론들이 긍정적인 면을 소개하는 기사를 더 많이 다뤄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장소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의 최대 인터넷 종합사이트인 ‘네이버’, ‘탈북자 2만 명 시대’라고 검색창에 넣으면 각 언론사들에서 마련한 탈북자 관련 소식이 줄줄이 나옵니다. 탈북자 2만 명 시대를 맞아 최근 남한의 주요 언론사들이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에 대해서 보도한 소식들입니다.

‘탈북자 2만 명 시대 과제’, ‘그들은 여전히 이방인’ 등과 같은 제목으로 보도된 기사들은 주로 탈북자들의 부적응 실태와 관련된 내용들입니다. 탈북자들의 낮은 취업률과 부적응 실태를 숫자와 실례를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한 텔레비방송에서 소개된 탈북자 남매의 실태입니다.

언론 보도내용: 탈북자 김모씨 남매는 19달째 산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남한 사회에 정착하지 못하는 것은 이들 남매뿐만 아닙니다. 많은 탈북자들이 자본주의가 몸에 익지 않은데다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해 극빈층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작년한해 탈북자의 자살률은 무려 16.3 퍼센트...

이처럼 탈북자들의 부적응 사례는 많이 보도하지만, 탈북자들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을 담은 기사나 방송은 이런 뉴스에 묻혀버립니다.

특히, 한 언론사에서 보도한 탈북 남매의 참혹한 사례에 대해 많은 탈북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탈북자1: 한국에 들어오면 정착금도 주고 집도 주고 그러는데 못 먹는 사람들에게 밥도 주 는 데도 있는데 이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산속에서 천만을 치고 산다는 게 믿어지 지 않아요. 탈북자들에게는 모두다 집을 주는데... 단지 서울에서 살고 싶다고 해서 집을 안 받고 있다가 있는 사람들이 있는지 몰 라도 진짜 이렇게 산속에서 산다는 게 말이 안돼요. 처음에는 다 똑같이 해주는데...

탈북자2: 탈북자들에 대해서 안 좋은 뉴스는 많이 봤는데 이런 뉴스는 정말 처음이예요. 이런 사실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탈북자3: 잘 된 분들도 많고 탈북자들이 왔을 때 온 국민들이 다 보는 데에 탈북자들이 이 렇게 와서 적응을 못한다, 그러면 남한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 희망을 가질까 걱정 되고 우려됐어요.

북한민주화위원회의 강철환 부위원장은 잘못된 생활을 하고 있는 한 두 명의 탈북자들의 생활을 전체 탈북자의 삶인 듯 보도하는 것은 탈북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강철환: 탈북자 2만 명이 와서 성공한 사람도 있고 실패한 사람도 있고 뭐 부랑자가 된 사 람도 물론 있죠. 그건 어느 사회든 다 똑같은 거죠. 대한민국에 집이 없어서 길거리 에 사는 사람도 많잖아요. 그렇듯이 실패한 한 두 사람의 사례를 가지고 탈북자들이 다 실패한다는 식으로 말을 하게 되면 상당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한국정부가 집을 주고 정착금도 주고 본인이 취직을 하게 되면 월급의 반 이 상 을 지원해 주잖아요? 그러니까 본인이 노력하면 탈북자는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는 사회거든요.

남한 언론이 극소수에 불과한 탈북자들의 어려운 모습을 부각시키면 북한의 내부선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도 있습니다.

세계북한연구소 안찬일 연구소장입니다.

안찬일: 그러지 않아도 북한은 이탈주민을 막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이것이 그대로 북한에 화면으로 전달되면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찾아서 떠나고 싶고 독재에 저항하고 싶어도 저런 것을 볼 때 마치 탈북자 전체가 잘못 된 것처럼 이렇게 오해될 소지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아주 극소수의 현상이라는 전제를 달든가....

통일정책자문위원이며 보훈교육연구원 원장 오일환 씨는 탈북자들의 부정적 사례를 보도하는 것이 정부의 통일정책에 도움이 된다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긍정적 사례를 소개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말합니다.

오일환: 만약에 언론이 부정 적인 면을 들추어 낸다면 그것은 우리 정부에게 더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다는 의미에서는 긍정적인 의미도 있지요. 그러나 비판을 위한 비판이 라면 문제가 있구요. 성공적인 사례에 대한 부분을 많이 비추어줄 수 있다고 한다면 좋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탈북자들의 남한 사회 적응을 돕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영향력이 큰 언론부터 탈북자들에 대한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