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입국 탈북자 1천명대로 감소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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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자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1천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셈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는 남성 303명, 여성 783명을 합쳐 모두 1천86명이라고 통일부가 29일 밝혔습니다.

“9월까지 입국한 탈북자의 규모가 이 정도라면 12월까지의 누적 집계는 7년만에 처음으로 1천명 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통일부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월평균 입국자가 120여 명이기 때문에 10월에서 12월까지 비슷한 추세가 이어지면 올 한해 동안 남한에 입국한 전체 탈북자는 1천440명 정도가 될 걸로 보인다는 겁니다.

남한에 정착하는 탈북자 수는 2006년 이후 2천명 대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올 들어 이처럼 급감한 이유를 놓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해석은 김정은 체제의 등장과 함께 북중 국경지역의 단속이 강화됐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 정세가 불안정해지고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이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북중 양측이 국경지역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탈북자 수가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통일부 관계자도 “이 같은 해석이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여러가지 추정 중 가장 설득력이 높아보이긴 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분석도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탈북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지만, 모든 탈북자들이 그 과정에서 한국을 이주의 목적지로 선택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송영훈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중국으로 탈북한 탈북주민들이 경제적인 소득을 얻고난 다음에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짙어져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이밖에도, 한국을 최종 목적지로 고려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국경지역의 단속이 약화되길 기다리며 관망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은 “북한에 있는 사람들도 현재는 때를 기다리고 있고, 남한에 정착한 이들도 지금은 가족의 남한행을 추진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시간이 좀 경과하고 국경지역의 여건이 바뀌면 탈북자의 수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탈북자의 남한 입국은 김영삼 정부때까지 총 633명에 불과했다가 2001년 처음으로 1천명을 넘긴 이후 매년 증가했습니다.

2006년에는 2천26명으로 2천명 선을 넘어섰고, 이후 매년 2천명 대를 유지했으며, 지난해에도 2천706명을 기록했습니다.

그동안 한국에 입국한 총 탈북자 수는 지난 9월 현재 2만4천193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