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탈북주민 9명에게 임시 상륙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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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는 소형 어선을 타고 북한을 탈출해 일본에 온 북한 주민 9명에게 14일 임시 상륙 허가를 내렸습니다. 일본정부는 그들의 한국 명명 의사를 확인한 후 한국정부와 이송 문제를 협의할 예정입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13일 아침 일본 이시가와 현 노도반도 앞 바다에서 발견된 탈북자 9명은 해상보안청의 조사를 마치고 14일 오후 나가사키 현 오무라 시에 있는 입국 관리 센터로 옮겨졌습니다.

일 법무성 입국 관리국은 이들이 제출한 ‘일시 비호를 위한 가 상륙 허가’ 신청을 받아들여 14일 가 상륙 즉 임시 상륙을 허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탈북자 9명은 최장 6개월간 일본에 체류할 자격을 얻었습니다. 일본정부는 그러나 이들의 한국 망명 의사를 정식 확인하는 대로 한국 정부와 이송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어서 늦어도 9월말 이전에 한국으로 이송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탈북자 9명은 지난 8일 오전 경유 180 리터, 물 30 리터와 쌀과 김치 등을 싣고 청진항을 출발해 한국으로 망명하기 위해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해류에 휩쓸려 노도 반도 앞 바다에 도착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탈북자 9명의 대표라고 밝힌 한 남성은 해상보안청 조사에서 “북한 인민군이 돈벌이를 위해 고용한 어부”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낙지 따위를 잡아 북한 인민군에 상납해 왔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일본 전문가들은 북한 주민 9명이 길이 8미터, 무게 3톤 정도의 조각배나 다름없는 소형 어선으로 어떻게 험준한 동해 바다에서 5일간이나 버틸 수 있었는지 참으로 용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본 언론과 전문가 말을 종합하면 이들이 바다에 태풍이 심한 시기인 9월 8일을 탈북 날짜로 잡은 것은 북한 건국 기념일 행사가 바로 다음 날 평양에서 열리기 때문에 지방의 경비가 비교적 느슨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탈북 주민 대표가 자신이 북한 인민군에 낙지 등을 잡아 상납해 온 어부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그가 배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며, 그가 한국이나 일본의 항구에 도착하고도 남을 대량의 경유(180리터)를 미리 확보해 두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또 이들이 발견될 당시 평상복에 구두까지 신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북한의 빈민층이 아니라 중산층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참고로 2007년 6월 길이 7.8미터의 소형 목선을 타고 아오모리 현 후가우라 항으로 탈출한 북한 어부 가족 4명도 경제적인 사정보다는 표현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탈북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들 가족 4명은 일본 도착 14일 만에 한국으로 이송됐는데, 13일 노도반도 앞 바다에서 발견된 북한 주민 9명도 그런 전례에 따라 9월 안에 한국으로 이송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