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외무성, 탈북 주민 사정 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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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성은 탈북자 9명이 체류하고 있는 나가사키 현 오무라 시의 입국관리센터에 담당자를 파견하여 이들이 북한을 탈출한 경위와 한국에 망명하길 희망하는 지를 직접 들어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일본 외무성은 탈북자 9명의 대표라고 자처한 남성이 북한 인민군에 소속된 어부라고 밝힌 점을 중시하고 탈북자들이 체류하고 있는 나가사키 현 오무라 시의 입국 관리센터에 곧 담당자를 파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무성은 또 탈북자 9명의 한국 이송을 전제로 어떤 종류의 북한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는가, 북한을 탈출한 동기는 무엇이며 어떤 경로를 통해 노도반도 앞 바다에 도착했는지, 실제로 한국 망명을 원하는지 등을 상세히 조사할 방침입니다.

외무성은 또 탈북자들에 대한 자체 조사를 마치는 대로 주일 한국 대사관 관계자와 탈북자 면담을 주선하여 이들의 한국 망명 의사를 직접 확인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관측통들은 이번 탈북자들의 경우 소지품 검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일본 정부가 4년 전에 탈북 어부 가족을 신속히 한국으로 이송한 전례가 있어 탈북 주민 9명의 한국 이송에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2007년 6월 아오모리 현 후카우라 항 앞 바다에 도착한 북한 어부 가족 4명은 20대의 차남이 필로폰 0.6그램을 소지한 것이 발견돼 한국 이송이 약간 지연됐습니다. 그러나 일본 경찰이 차남의 필로폰 소지 혐의를 불문에 부쳐 어부 가족 4명은 아오모리 현 해안에 도착한 지 14일 만에 나리타공항을 거쳐 한국으로 이송됐습니다.

한편 탈북자들이 탄 길이 8미터, 무게 3톤 정도의 소형 어선이 노도반도 앞 바다에서 불과 6.5킬로미터 떨어진 해역으로 접근할 때까지 일본 해상보안청이 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해상보안청은 탈북자들이 타고 온 배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작은 목선이라는 점, 발견 당시 파도의 높이가 10미터 정도에 달해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소형 어선을 타고 일본으로 직접 건너 온 ‘탈북 사례’가 아직 세 건에 불과하지만, 북한의 경제난이 더 심각해지면 해상 루트를 이용한 탈북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일본정부에 동해 바다의 경비를 더욱 강화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한반도에서 전쟁이나 비상사태가 일어날 경우 북한에서 5만 명에 달하는 난민이 일본으로 밀려 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 난민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 둘 필요가 주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