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화가 송벽, 미 컬럼비아대서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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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명문 사학 컬럼비아대학에 재학중인 탈북자가 전세계를 돌며 그림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또 다른 탈북자 출신의 화가를 초청하는 이색적인 행사가 뉴욕에서 열렸습니다.

정보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노벨상 수상자만 82명, 미국 대통령 3 명 등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명문 대학인 뉴욕의 컬럼비아대학에서 탈북 화가 송벽 씨가 28일부터 30일까지 강연회와 전시회를 통해 북한의 현실을 알리고 있습니다.

송씨는 28일 오후 강연회에서 북한에서 체제 선전 작가로 활동하다 탈출을 결심한 계기, 탈북 후 겪은 어려움, 특히 한국에 정착해 살면서 경험한 문화 충격 등 체험담을 참석자들에게 전하며 북한이 어떤 나라인지, 자유가 제한된 북한 주민들의 삶이 어떠한지 등을 발표했습니다.

송 벽 : 저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 정착하면서 새롭게 미술 공부도 하게 됐고 예술의 중요성이 얼마나 소중한 지 그림 한 점 한 점 그릴 때마다 '이것이 진정한 예술의 자유로구나' 이런 것을 느낄 때마다 항시적으로 북한에서 살아가고 있는 예술인들, 작가들이 얼마나 답답할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 예술가들, 북한 2,500만 명 국민들을 대변해서 전시회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29-30일 양일 간 진행된 전시회에서 그는 작년 한 해 동안 그린 20여 점의 작품을 이번에 첫 선을 보이며 참가자들에게 직접 작품을 설명했습니다.

송벽 화가의 작품 '살인미소'.
송벽 화가의 작품 '살인미소'. (RFA PHOTO/정보라)

강렬하게 빨간 입술을 한 김정은의 모습을 담은 그림은 피에 굶주린 독재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남한 국민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독재 그늘 아래서 인권과 존엄성을 박탈당하며 살아가는 북한 주민의 처절함이 극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송 벽 : 북한 국민들이 자유를 느끼고, 김정은이 물러나는 그 날까지 저 송 벽은 변함없이 북한 사회를 비판하는 작가로서 전시회를 계속 진행하려 합니다. 세계인들이 북한 국민들의 삶에 관심을 많이 가지도록 하고, 또 북한 국민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전시회를 계속 진행하려 합니다.

뉴욕에서 네 번째 전시회를 가진 송 작가의 이번 방문은 컬럼비아대 정치학 과정을 이수중인 탈북자 현부흥씨와 미국의 북한 인권단체 ‘링크’의 컬럼비아대학 캠퍼스의 초청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현씨는 지난해에도 탈북자 출신의 언론인으로 한국의 유력 신문사 기자로 활동하는 주성하씨를 초청해 북한의 현실을 알리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현부흥 : 이번 행사는 작년에 연 북한 알리기 행사의 연장선이고, 컬럼비아대학에 다니는 동안 북한의 핵이나 정치가 아닌 일반 사람들의 삶, 북한 주민들의 생각을 알려주는 행사를 열고 싶어서 이번에 송 작가님을 초청하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컬럼비아대학 링크’는 올해 초 영화 ‘장마당 세대(Jangmadang Generation)’ 상영회에 이어, 이번에 송 작가 강연 및 전시회를 열었으며, 다음 달에는 뉴욕대 학생들과 함께 북한 관련 토론회를 열어 대학생들에게 북한의 참담한 현실을 적극 홍보할 예정입니다.

한편 송 작가는 이번 뉴욕 전시 행사에 이어 내달 미주리주립대학교와 워싱턴 D.C. 에서도 그림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행사를 계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