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착 탈북자만의 특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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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을 정착지로 선택한 탈북자들이 상대적으로 독립심과 모험심이 강한 성격적 특성이 있으며 그런 특성이 새로운 문화 적응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한동대학교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전명희 교수는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과 한 심층면접 결과 미국을 최종 정착지로 스스로 결정한 탈북자들이 독립심과 모험심이 강한 공통적 특성이 있었다고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한동대학교 전명희 교수 : 미국으로 정착한 탈북자들의 가장 큰 특징은 정착지를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했다는 점입니다. 생존을 위해 북한을 탈출하고 안전문제로 계속해서 시달리는 삶을 살던 이들에게 자율적으로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스스로 하였다는 것 자체가 큰 삶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교수는 지난해 제3국에서 난민으로 미국에 바로 입국하거나 한국에서 살다가 미국에 살기 위해 이주해 온 탈북자들 8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한 뒤 ‘미국으로 간 탈북자들의 정착과 적응에 관한 질적 연구’라는 논문을 작성했습니다.

탈북자들은 미국을 최종 정착지로 선택한 이유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남한 정부에 대한 불신’ 그리고 ‘차별 없는 신세계에 대한 희망’ 등을 꼽았습니다.

전 교수는 탈북자들이 영어라는 새로운 언어로 소통해야 하는 문제를 미국 정착의 가장 큰 장애로 꼽았고 전혀 다른 문화에서 직장을 구해야 하는 점 등의 고민을 호소했다고 전했습니다.

전 교수는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주류문화에 동화되면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는데 혼란스러움을 느끼기도 한다면서, 이는 자신이 자라온 북한이나 민족의 뿌리가 있는 남한 등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어 통합적인 정체성을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설명했습니다.

전명희 교수 : 탈북자들은 탈북 과정에서 가족과의 고통스러운 결별과 충격적 사건을 자주 경험하기 때문에 가족과 같은 지지체계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습니다. 그러므로 미국의 한인사회와 교회 그리고 탈북지원단체 등에서 지원금이나 경제적 지원이 아니라 친구가 되어주고 소속감과 애정을 가진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이들이 미국에 정착해 자아실현을 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 교수는 미국을 정착지로 선택한 탈북자들과의 심층면접을 통해 한국이 아닌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 전 세계에 흩어져서 사는 탈북자들의 현지 적응을 위한 주요 과제를 살펴볼 수 있었다면서 이들이 미국 문화에 적응하는 과정과 관련한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