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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8미터 정도의 작은 어선을 타고 북한을 탈출한 북한 주민 9명이 13일 오전 7시 25분 경 일본 이시가와 현 노도반도 앞 바다에서 발견됐습니다. 이들은 일본 해상보안청 조사에서 “한국으로 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13일 아침 한글 표지를 단 길이 8미터 정도의 작은 어선이 발견된 곳은 이시가와 현 와지마 시 앞 바다입니다. 마침 이곳을 지나가던 일본 어선이 해상보안청에 연락함에 따라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출동하여 현장에서 물어 본 결과 “우리들은 북한을 탈출해 남하해 왔으며, 한국으로 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제9관구 해상보안본부는 배에 타고 있던 9명과 이들이 타고 온 어선을 인근 가나자와 항으로 예인하여 탈북 경위를 자세히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북한 어선에 타고 있던 북한 주민은 모두 9명으로 남자가 3명, 여자가 3명,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이가 3명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몸이 아프거나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발견 당시 북한 어선에는 쌀과 김치가 쌓여 있었으며, GPS 즉 위성항법장치나 구명조끼는 없었으나, 자체 엔진으로 정상 항해 중이었습니다.
또 일본의 NHK 방송에 따르면 해상보안청 조사에서 자신이 책임자라고 밝힌 남성이 “나는 조선 인민군 부대에 소속해 있으며, 나머지 8명은 가족과 친척”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주민이 어선을 타고 북한을 탈출해 일본에 도착한 것은 1987년 2월의 김만철 일가(11명), 2007년 6월의 어부 가족(4명)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일본으로 직접 탈출하는 북한 주민이 이외로 적은 것은 작은 어선을 타고 일본으로 탈출하려면 험한 동해를 900킬로미터 이상 항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만철 일가와 어부 가족 4명은 태풍이 부는 여름철을 피해 각각 2월과 6월에 탈출을 감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13일 발견된 북한 주민 9명은 탈북 시기를 9월로 잡아 필사의 탈출을 감행했는데, 전문가들은 그 배경이 궁금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편 13일 발견된 북한 주민 9명은 해상보안청과 법무성 출입국 관리국 조사에서 ‘정식 탈북자’로 인정될 경우 일단 이바리기 현에 있는 난민 관리 센터에 수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1987년 2월 일본에 도착한 김만철 일가는 일단 대만으로 이송된 뒤 한국으로 건너갔지만, 이번에는 일본정부가 그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신병을 한국으로 신속히 이송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일본정부는 2007년 6월 아오모리 현 후카우라 항 앞 바다에서 발견된 북한 어부 가족 4명에 대해서도 탈북자 보호와 지원을 규정한 ‘북한인권법’에 입각해 그들을 14일 만에 한국으로 이송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