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탈북여성 성매매 강요 일당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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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중국에서 탈북 여성들을 가둬놓고 성매매를 시킨 일당이 서울에서 검거됐습니다. 입건된 4명 중 2명은 탈북자였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탈북자가 탈북자를 못살 게 구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청도(칭다오)에서 탈북 여성 70여 명을 가둬놓고 성매매를 시켜온 일당이 한국에서 붙잡혔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인 브로커, 그러니까 중개인에게서 탈북 여성을 공급받아 성매매를 시킨 혐의로 탈북 여성 2명을 포함해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2007년 2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이들 4명은 브로커에게 1인당 360만 원, 그러니까 미화로 3천2백 달러씩 주고 70여 명의 탈북 여성을 공급받아 자신들이 운영하는 술집에 감금한 채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중국 내 탈북 여성의 약점을 이용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박추웅 수사관입니다.

박추웅 수사관:

탈북 여성들은 무국적자이고, 중국에서 불법 체류하고 있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그들이 돌아다닐 수가 없기 때문에, 아마 이런 약점 때문에 (이 여성들을) 관리하기 편해서, 인신매매범들이 탈북 여성을 대상으로 인신매매를 한 것 같습니다.

탈북 여성을 유인한 방법은 ‘살 길을 찾게 해 주겠다’는 감언이설이었습니다.

박추웅 수사관:

탈북 여성들에게 브로커가 먼저 접근합니다. ‘너희가 무국적으로 다니면 위험하니까, 한국으로 갈 수 있도록, 일단 돈을 벌 수 있도록 해 주겠다’라거나, ‘중국이나 한국에 있는 친척을 내가 찾아 주겠다’며 유인해서 성매매 업자에게 넘기게 됩니다.

말을 듣지 않을 경우 폭력도 행사했습니다.


박추웅 수사관:

감금된 여성들의 성매매 실적이 안 좋을 경우, 거기서 관리하는 남성들이 이들을 윽박지르고 성매매 실적을 올리도록 강요한 게 있고요. 또 심지어 어떤 여성은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을 때, 중국인 남성 여러 명이 폭행한 사례가 있습니다.

한편, 붙잡힌 4명 중에는 탈북 여성 2명이 포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탈북자가 탈북자를 못살게 구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한 “이들이 북한을 떠나도록 만든 김정일 정권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북한에서 교원으로 일하다 2004년 한국에 입국한 김숙 씨입니다.


김숙:

죄는 엄중하지만, 저는 그것이 나라가 빚어낸 죄라고 생각합니다. 나라가 백성을 잘 구제하지 못하니까 백성이 온갖 죄를 짓고 죄인이 되고 있는 거지요.

탈북 여성을 강제로 성매매하도록 한 이들 탈북자 2명은 중국 당국의 수사를 피해 2009년 한국으로 피신했고, 피해 여성의 신고를 받은 한국 경찰이 수사에 나서 최근 검거했습니다.

한국 경찰은 이번 사건에 가담한 일행과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중국 내 성매매 알선 업자 등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