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평양을 방문했던 한국계 미국인이 지난 금요일 (21일) 북한 당국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23일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연변과기대 교수 출신인 김 아무개씨가 북한 방문일정을 마치고 21일 평양 국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던 중 당국에 체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50대 후반의 김씨는 과거 연변과기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북한지원 활동을 벌여 왔으며, 이번에도 대북 지원활동을 논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해 한 달 가량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요 외신과 방송 신문들도 잇따라 그의 체포 소식을 전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평양에 있는 스웨덴 대사관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미국 시민 한 사람이 체포된 것이 사실이라는 확인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관계가 없기 때문에 스웨덴 대사관이 미국의 영사적 문제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CNN 방송도 주평양 스웨덴 대사관의 마티나 아베르그 부대사와의 통화를 인용해 김씨가 평양 공항에서 출국하려다 체포됐다며, 대사관은 더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에이피 통신은 평양과기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김씨가 부인과 함께 중국행 항공기로 출국하려 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평양과학기술대학, 약칭 평양과기대의 박찬모 명예총장의 말을 인용해 체포된 한국계 미국인이 토니 킴 (Tony Kim), 한국명 김상덕(Kim Sang-duk)씨이며 중국 연변과기대에서도 가르쳤고 평양과기대에서 회계학을 한달 가르친 적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 총장은 또 통신에 김 교수의 체포는 평양과기대 교직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며 김 교수가 북한 고아원을 지원하는 등 평양과기대 이외의 활동들에 관여해 왔다고 전하면서 그가 속히 풀려나길 바라고 기도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당국이 왜 김씨를 체포했는지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탈북자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AFP통신과의 회견에서 북한당국이 아직 김 교수 체포사실을 공표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체포 동기에 대해서는 미국이 비밀리에 준비하고 있다는 김정은 참수 군사작전을 막기 위해서도 이 시점에 미국 시민을 인질로 잡는 일은 북한에 중요하다면서 이번에 체포된 김 교수는 중국에서도 가르쳤던 미국 시민이란 점에서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게 총을 겨눈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김씨가 북한당국에 체포된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 이상의 논평은 개인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할 수 없다고 에이피 통신에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인 국가정보원은 김씨의 체포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답변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습니다.
김씨 외에도 미국 시민 두 사람이 작년에 북한에서 체포됐습니다.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학생인 오토 웜비어씨와 한국계 미국시민 김동철씨입니다.
웜비어씨는 작년 1월에 북한선전구호판을 훔치려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15년 중노동형을 선고 받았고, 선교사인 김동철씨는 그 두 달 후인 3월에 북한정부 전복 혐의로 억류돼 10년의 중노동형을 선고 받고 각각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