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 정부는 북한 당국이 억류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Otto Warmbier)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데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그를 사면하고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백악관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16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재외 미국인의 안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면서 북한 당국은 웜비어를 특별 사면하고 석방하라고 강하게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노골적으로 미국 시민을 억류해 정치적 볼모(pawns)로 악용하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어니스트 대변인: 북한 당국이 미국인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인질로 삼는 경향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마크 토너 부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당국이 웜비어에게 과도하게 가혹한(unduly harsh) 형량을 선고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처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토너 부대변인: 국무부는 미국 시민이 어떠한 형태의 북한 여행에도 나서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합니다.
북한 사법당국은 16일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기소된 미국인 대학생 웜비어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올해 21세인 웜비어의 죄목은 평양 양각도 호텔 제한구역에서 정치 선전물을 떼어내려 했다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1월 웜비어가 관광객을 가장해 북한에 들어와 미국 정부의 이른바 '대북 적대시 정책'에 따라 국민통합을 해칠 목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북한 측 주장과 형량은 상식을 벗어났다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Phil Robertson)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터무니없는 북한 측 처사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 이는 어리석고(ridiculous) 터무니없는(outrageous) 처사입니다. 북한 당국은 가면놀이(charade)를 중단하고 당장 웜비어를 집으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또 그를 미국과의 정치적 협상도구로 이용하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웜비어의 행동이 대학생의 치기어린 장난(college-style prank) 정도로 경미한 사안이라면서 북한 당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그를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웜비어의 출신지인 미국 오하이오 주의 존 케이식(John Kasich) 주지사도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 당국이 웜비어를 억류한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에게 선고된 형량은 정의에 대한 모독(an affront to concepts of justice)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케이식 주지사는 북한 당국이 웜비어를 계속 억류하고 있을 경우 국제사회와 북한의 괴리는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미국의 빌 리처드슨(Bill Richardson)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웜비어의 재판 소식이 전해지기 수 시간 전인 지난 15일 뉴욕에서 유엔대표부 주재 북한 관리를 만나 그의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리처드슨 전 주지사를 만난 북한 관리는 "본국에 미국 측 요구를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웜비어의 부모와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의 요청을 받고 북한 관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웜비어가 재학 중인 미국의 버지니아 주립 대학(UVA) 측은 16일 그의 재판 관련 보도를 알고 있다면서 그의 가족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