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이 최근 고위급 미국 특사의 북한 파견을 요청한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이들의 석방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젠 사키 대변인은 2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위해 미국 정부는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leave no stone unturned)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젠 사키 대변인: 이들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며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할 것입니다.
사키 대변인은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이 앞서 1일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석방을 위해 미국의 고위급 특사를 파견해 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앞서 미국 측은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를 북한에 보내 억류 미국인 석방 문제를 협의하려 했지만 북한 당국은 두 차례나 그에 대한 초청을 철회한 바 있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억류 미국인들의 가족과는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면서 궁극적인 목적이 이들의 석방이기 때문에 이를 위한 미국 정부의 구체적인 노력을 공개적으로 밝히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백악관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도 2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북한에 억류된 미국 시민의 안전한 석방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백악관이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최대한 빠른 석방을 담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앞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2년 가까이 북한에서 복역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는 지난 1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고위급 특사 파견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케네스 배: 특사만이 제가 처한 상황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지난 봄 북한에 억류된 후 곧 재판을 앞둔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씨와 매튜 토드 밀러 씨도 CNN 방송에 자신들의 힘든 처지를 설명하면서 전직 대통령급 특사 파견의 필요성을 거론했습니다. 파울 씨의 말입니다.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몇 년 전 언론인 석방을 성사시켰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다시 올 기회일 수 있습니다. 또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나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편 이들의 이번 인터뷰는 북한 당국이 적극적으로 주선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 측은 억류 미국인 3명을 활용해 미국과 직접 대화를 타진하는 등 이른바 대미 ‘인질외교’를 벌이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억류 미국인 문제를 빌미로 대미 접촉에 나서 제재 해제를 이끌어내고 또 궁극적으로는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의도도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