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억류 중인 미국인 3명 중 한명인 제프리 파울 씨가 거듭 미국 정부의 석방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미국 측은 북한이 고위 특사 파견 제의를 거절했다며 억류 미국인들을 석방하라고 재차 요구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해 온 일본의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일 파울 씨가 기자들과 만나 미국 정부의 석방 노력을 촉구했다고 전했습니다.
파울 씨는 지난달 30일 평양 고려동포회관에서 미국의 AP통신과 조선신보 등 외신기자들과 만나 미국 정부가 억류 미국인 석방을 위해 ‘건설적인 행동’을 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미국 정부는 억류 미국인 석방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을 원한다면서 미국 시민으로 도움을 청할 곳은 미국 정부 밖에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파울 씨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행위가 사전에 계획된 것이며 관광 목적에는 맞지 않는 것이라고 시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또 조만간 있을 선고재판과 관련해 초조하고 불안한 심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선신보는 파울 씨가 지난 4월 청진을 여행하는 도중 성경책을 유포하는 위법 행위를 감행했다면서 이미 해당 기관의 조사를 거쳐 그의 적대행위 혐의가 확정됐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북한 정부가 이들을 사면하고 즉각 석방할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중일 3국 순방에 나선 미국 국무부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달 29일과 지난 1일 베이징과 서울을 방문해 북한이 미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이들을 석방하라고 재차 촉구했습니다.
데이비스 대표: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들을 사면하고 석방하길 촉구합니다.
데이비스 대표는 미국이 특사 파견을 제의하는 등 억류 미국인 문제를 풀기 위해 북한 측과 대화방안을 찾고 있지만 북한은 이를 거절하면서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인들을 볼모로 삼고 있는 북한의 태도가 실망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조선신보는 이번 파울 씨 관련 취재는 그가 스스로 원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그 배경까지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억류 미국인들을 언론에 노출시켜 미국 정부를 압박하는 등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난을 의식한 결과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